"'가톨릭 국가인 멕시코에도 선교가 필요하냐?'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의외로 멕시코에서도 할 일이 많습니다." 멕시코 남부 게레로(Guerrero)주의 포토이찬(Potoichan) 마을에서 6년째 선교활동 중인 '순교자들의 선교수녀회' 함(咸)베드로 수녀와 김(金)루카 수녀가 최근 일시 귀국했다.
당초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소속이었던 이들 수도자가 멕시코로 건너간 것은 지난 2004년이었다. 1989년부터 멕시코에 수녀를 파견해 봉사활동을 모색하던 수녀회가 현지 교구로부터 "포토이찬 마을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다.
멕시코에서도 오지인 포토이찬 마을은 1500여명이 살고 있다. 산지에 변변한 농토도 없이 옥수수·콩 등 농사와 염소·양 등을 키우며 생활한다.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있지만 학생들은 10대 중반이면 결혼하고 학교를 그만둔다. 이 때문에 문맹률도 높고 성인 남성 일부만 스페인어를 할 뿐, 주민 대부분은 원주민 언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2년 전에야 전화가 들어왔고, 지금도 큰길에서 픽업트럭을 타고 산길을 2시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마을이다.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천주교 신자이지만 '주님의 기도'를 제대로 끝까지 외는 사람도 드물다.
이런 상황을 보고 수녀들은 "원주민 사이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좀 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복음을 나누자"는 생각에서 정명숙 발도로메오 수녀를 대표로 '순교자들의 선교수녀회'를 창립했다. 마을의 빈집을 빌려 공동생활을 시작한 수녀들은 야학을 열어 어린이·청소년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여성들에게는 재봉틀 사용법 등을 가르쳤다. 차츰 활동 범위가 넓어져 최근에는 빵 공장도 완공했고 마을 소녀 2명이 입회해 17명이 활동하는 공동체로 성장했다. 토요일의 공동체 모임도 정착되고 있다고 했다.
수녀들은 "교회가 가난한 이들과 함께 나누며 살 때 교회는 썩지 않고 새롭게 쇄신된다"며 고국 신자들의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http://cafe.daum.net/potoic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