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탱크' 최경주(40)가 최고 권위의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4일 내내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최경주는 11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6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같은 조로 경기를 펼친 타이거 우즈도 2타를 줄여 최경주와 나란히 공동3위(8언더파, 208타)에 올랐다. 3일간 동반라운드를 펼친 두 사람은 이날 나란히 코스를 걸어가며 웃음을 띠고 말을 나누는 등 친한 모습을 보여줬다.

최경주와 우즈는 대회 마지막날인 12일 4라운드에서도 같이 경기하며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3라운드를 마친 현재 단독 선두는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4타차여서 얼마든지 추격할 수 있는 거리다. 2위는 이날 연속 이글을 작성하며 11언더파를 기록중인 필 미켈슨(미국)이다.

최경주와 우즈는 대회조직위원회 조편성에 따라 1, 2라운드를 함께 치렀다. 2라운드까지 성적에 따라 둘은 3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쳤고, 3라운드 스코어도 똑같아 마지막날까지 동반자가 됐다.

불륜 스캔들에 휘말려 5개월만에 골프에 복귀한 타이거 우즈에게 집중적인 관심이 쏠린 가운데 최경주는 흔들리지 않고 멋진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에 버디와 보기를 1개씩 기록해 제자리 걸음을 걸었던 최경주는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4)에서 보기로 1타를 잃었다. 하지만 최경주는 후반에서 버디 3개를 뽑아내는 뒷심을 발휘했다.

까다로운 홀이 줄줄이 이어져 저절로 '아멘'이라는 탄식이 나온다는 '아멘 코너'(11번∼13번홀)에 접어든 최경주는 12,13번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 기세를 올렸다. 2004년 마스터스대회 3위를 차지했던 최경주는 평소 "마스터스가 메이저대회 첫 우승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골프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타이거 우즈도 골프 복귀 첫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다. 우즈는 2005년 이후 이 대회 통산 5번째 우승과 메이저 대회 15승에 도전하고 있다.

우즈는 이날 전반 4~7번 홀에서 보기 3개를 기록했지만 후반 13~15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실수를 만회했다.

1타도 줄이지 못한 양용은(38)과 1타를 잃은 앤서니 김(25.나이키골프)은 공동9위(5언더파 211타)로 내려앉았다.

단독 2위 필 미켈슨은 13번 홀(파5)에서 퍼팅으로 이글을 잡은 뒤 14번 홀(파4)에서는 127m 거리에서 날린 두 번째 샷이 백스핀이 걸리며 홀에 빨려 들어가 두 홀 연속 이글의 묘기를 선보였다. 마스터스 역사상 3번째 진기록이었다. 미켈슨은 15번 홀(파5)에서도 3번째 샷을 홀에 50cm도 안 되게 붙이며 버디를 잡아냈다. 3연속 이글을 기록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올해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에 데뷔해 3승을 올린 51세의 베테랑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7언더파 209타를 기록해 저력을 과시했다. 최경주, 우즈에 1타 뒤진 단독 5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