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밤 천안함 침몰 1시간18분 후인 오후 10시 40분쯤에야 공군 전투기 편대가 출동한 것으로 밝혀져 늑장출동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공군의 KF-16 전투기 편대는 오후 10시 40분쯤 충남 해미기지를 이륙해 사건 현장 부근 상공으로 출동했으며 다른 기지에서 이륙한 전투기 편대들이 27일 새벽까지 교대로 인근 상공을 초계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군 2함대사령부는 26일 오후 9시 28분 천안함 침몰상황을 보고받은 뒤 긴급조치반 및 위기조치반을 소집하고 9시 40분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인 '서풍(西風)-Ⅰ'을 발령했다. 서풍-Ⅰ은 해군 함정은 물론 공군 전투기, 백령도·연평도에 배치된 해병대 K-9자주포 등 2함대 작전과 관련있는 모든 전력(戰力)을 전투배치해 놓은 상태를 말한다. 공군은 이에 따라 일부 전투기들의 조종석에 조종사가 탑승, 출격준비를 갖췄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공군은 그러나 전투기들을 곧바로 출격시키지는 않았다. 합참의 지시가 없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해상작전과 관련된 사안은 합참의 지시 또는 요청이 있어야 한다"며 "당시 합참의 출격 지시가 10시 40분에야 내려와 출격했다"고 말했다.

합참은 이에 대해 당시 북한군에 특이한 동향이 없어 전투기 출격을 미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당시 북한군 전투기, 함정 등의 동향을 급히 점검해 봤는데 특이한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며 "우리가 예민한 백령도쪽에 전투기를 출동시킬 경우 북한 전투기들의 대응 발진 등 상황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어 전투기 발진(發進)을 늦췄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 10시 40분에 출격 명령을 내린 데 대해선 이날 오후 9시 59분 2함대사령부가 구조작전을 위해 공군 HH-47헬기, 조명탄 투하용 수송기 등의 지원을 요청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작전지휘 최고책임자인 이상의 합참의장은 이날 오후 대전 교육사령부에서 열린 '합동성 강화 토론회'에 참석한 뒤 KTX편으로 상경해 오후 10시 31분 용산역에 도착했으며, 10시 42분부터 10여분간 국방부 청사에서 김태영 장관과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침몰 직후 북한에 의한 공격 가능성을 높게 봤던 군 수뇌부가 보다 빨리 전투기 출동을 지시해 대비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피격됐다면 북한의 잠수함(정) 소행인지, 해안포나 지대함(地對艦) 미사일 공격인지 정확히 알 수 없던 상황에서 해안포나 지대함 미사일 공격이었을 경우에 대비해 전투기가 즉각 출동했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