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앞바다는 심청이가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던진 인당수가 있는 곳으로 전해진다. 심청이를 기리기 위한 심청각이 백령도 북쪽에 있고, 남쪽에는 심청이 환생했다는 연봉바위가 낚시터로 유명하다.
백령도의 주민들은 "얼마나 물살이 빠르면 심청이가 빠져 죽은 곳이 이곳이라고 하겠느냐"며 백령도 물길을 말한다.
백령도와 대청도는 가장 가까운 거리가 15km 정도로 서해 먼바다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섬 사이를 지나면서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빨려나가듯 지나간다. 군 관계자는 "30일 백령도 앞바다는 간조(干潮)차가 제일 큰 사리를 맞아 최고 유속이 5.6노트(시속 10.4km)에 달했다"고 했다. 보통 전문 잠수사도 유속이 1노트가 되면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다. 백령도 앞바다는 물길이 멈춘다는 '정조(停潮)' 때 속도가 1노트일 정도라고 한다.
어민들은 "코끼리 바위에서 중화동 포구까지가 섬에서 해류가 가장 빠른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해 먼바다에서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로 흘어들어온 큰 해류는 중화동 포구 앞에서 한 차례 소용돌이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동 포구 앞은 천안함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을 일으킨 최초 지점이다.
특히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에는 연봉바위를 기점으로 위·아래로 수심 40m 골이 깊게 파여 있다. 한 차례 소용돌이 친 물길은 두 개의 골로 빠르게 지나간다. 때문에 어선들은 이 골을 따라 섬을 드나든다. 김문도(66)씨는 "닻을 내린 줄을 잡고 있으면 성인이라도 손아귀 힘이 다 빠져 5분을 못 버틸 정도로 물길이 빠르다"고 했다.
천안함 함수(艦首) 역시 최초 폭발지점과 7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군은 밀물과 썰물에 따라 이동하고 있는 함수를 찾기까지 애를 먹었다. 때문에 북쪽에서 밀려 내려와 먼바다로 빠지지 못한 기뢰가 두 개의 섬 사이로 흘러들어왔을 경우 밀물과 썰물을 반복하며 이동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