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상조회사 보람상조 그룹에 대해 검찰이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회사 대표가 가족과 친인척 등의 명의로 계열사를 운영하면서 거액의 고객 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차맹기)는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보람상조 본사를 비롯해, 의정부 보람병원 등 20여개 계열사와 부산 남구 용호동 최모(52) 회장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그룹 부회장으로 있는 최 회장의 형(62)을 체포하고, 현재 미국에 가족과 함께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 회장에 대해서는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미국에 범죄인 인도요청을 한다는 방침이다.

30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부산 동구 수정동 보람상조 부산 사무실이 텅 비어 있다. 검찰은 이날 국내 최대규모의 상조회사인 보람상조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벌였다.

최 회장은 보람상조를 비롯해 장의업체·병원·건설회사 등 여러 개의 계열사를 가족과 친인척 명의로 운영하면서 고객이 맡긴 돈을 빼돌려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빼돌린 금액이 최근 몇년 사이에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 회장에 대한 횡령 의혹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렇게 빼돌린 고객 돈으로 2007년 부산 동구와 수영구 등지의 호텔들을 가족 이름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보람상조측은 "호텔은 보람상조 계열사의 법인 명의로 구입한 것이며, 최 회장은 미국 현지 법인 사정으로 출국해 있는 상태"라며 "작년에도 세무당국이 조사를 벌였지만 불법 행위를 적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보람상조 그룹은 국내 상조업계 최대 규모 업체로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회원수만 7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람상조개발, 보람상조라이프 등 계열사를 주력으로 내세워 장의 사업을 하고 있다. 1991년 부산의 작은 상조회사에서 출발해 급성장을 이뤄 현재 3000여 명의 직원과 300개가량의 전국 지점·영업소를 두고 있으며, 장례식장·예식장·스튜디오·드레스숍 등도 자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