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명주 기자] 지난 29일 가수 겸 탤런트 최진영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유족들과 전문가들은 그의 자살 원인으로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꼽았다. 특히 그의 누나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였던 故최진실도 우울증을 앓아 죽음에 이르게 돼 일부 언론에서는 가족력까지 의심하는 상황이다. 故 최진영의 자살 동기로 밝혀진 우울증이란 질병의 심각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최진실 죽음과의 연관성을 통해 최진영 자살의 원인을 분석해본다.

외적으로 봤을 때, 아무런 징후 없었다?

지난 2008년 최진실 사망 때 그녀와 친하게 지냈던 측근들은 한결같이 “아무런 사전 징후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딱히 유서라고 할 만한 문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사망 전날에도 故최진실은 평소와 같이 동료 연기자 손현주와 모 제약회사의 CF를 찍었다. 이와 함께 저녁에는 소속사 관계자들과 늦게까지 술자리를 했다고 알려졌다.

최진영의 지인들 역시 그가 평소와 똑같이 행동했다고 털어놨다. 유서 역시 없었고, 자살 당일 오후에는 한 요리 프로그램 MC를 맡기 위해 모 PD와의 저녁 약속을 잡아 둔 상태였다. 그러나 뒤늦게 그의 최측근으로부터 최진영이 자살 직전 이상 행동을 했다는 게 드러났다. 오전 10시경 대학 여자 후배 정 씨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최진영이 약간 횡설수설했고, 전화가 끊어져 수회 재통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목을 맨 그를 후배가 처음 발견했다.

속마음은 아무도 몰라, 남모르는 심적 고통 '우울증'

故 최진실의 ‘절친’이었던 개그우먼 이영자는 2008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실이가 생전 너무나 무서운 병(우울증)을 앓았다"고 울면서 이야기했다. 야구선수 조성민과 ‘세기의 결혼’을 했던 그녀는 아이 둘을 떠맡은 채 지난 2004년 9월, 결혼 3년 9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 이와 관련, 동생 최진영은 ‘박중훈쇼’에 출연해 “최진실이 이혼 후 악플에 시달리다 이민을 결심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진영 역시 심적인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29일 밤 10시경 고인의 소속사 엠클라우드 엔터테인먼트 측은 고인의 자살 동기에 대해 "먼저 고인이 된 자신의 누나(故 최진실)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것으로 비춰지며 집안 가장으로서의 부담감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울증 약과 알코올 함께 복용 시 치명적 결과

신경정신과 김양래 원장은 “환자가 항우울제, 항불안제를 복용할 때 의사들은 술을 같이 마시기를 권하지 않고 있다. 적은 양일 경우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취할 정도로 마셨을 때는 약효와 알코올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충동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항불안제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약물이 그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항우울증 약이 환자의 심리상태를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 기능을 하지만 규칙적인 복용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되레 감정의 기복을 부를 수도 있다”고 알렸다.

최진실은 병원에 다니면서 항우울제 처방을 받았고, 자살 직전 술을 마셔 극단의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 최진영 역시 평소 우울증으로 심한 마음 고생을 했다.

우울증 초기에 병원 전문의와 상담 필수

전문가들은 우울증은 꼭 치료해야 하는 병이라면서 초기에 병원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열린마음정신과 장석하 원장은 “문제는 정신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다. 특히 연예인의 경우 정신과 치료에 대한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당장 바쁜 스케줄이 걸림돌이고 이미지 관리도 그렇다”면서도 “하지만 우울증은 꾸준한 치료가 절대적이다. 주기적으로 치료를 하면 90%이상 완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故 최진실-진영 남매. 우울증이 앗아간 이들의 죽음에 팬들의 안타까움은 더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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