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가 대회가 열리는 장소에서 처음으로 휴가를 즐겼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29일(이하 한국시각) 곧바로 귀국행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함께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김민석과 곽민정이 귀국길에 올랐지만 김연아는 쇼핑으로 그동안의 힘든 날을 잊었다.

김연아가 이제껏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석한 뒤 현지에 머물며 휴식을 취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대회가 끝나면 다시 한국이나 캐나다로 돌아가 훈련이나 일정들을 소화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은 특별한 휴가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보상 차원으로 이뤄진 타국에서의 휴식.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는 대회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으니 상을 받아야 하지 않겠냐"며 대회가 끝난 뒤 휴식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연아는 이날 그동안 함께 고생해왔던 어머니 박씨와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관계자들과 함께 밀라노 근처의 아웃렛 매장을 찾았다. 선글라스와 신발, 의류 등 상품들을 구입하기도 했으나 주로 윈도쇼핑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탈리아 음식으로 저녁을 먹으며 행복한 휴식을 마무리했다.

김연아는 "3년전 토리노에 온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대회를 마치고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이번에 하루 휴식을 하는 동안 토리노 시내도 둘러볼 수 있었고 간단한 쇼핑을 하게 돼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갈라쇼를 하며 모든 공식일정을 끝낸 28일엔 곽민정 김민석과 함께 토리노 시내를 돌며 야경을 즐겼다. 토리노 시내 주요관광지인 카스텔로 광장 등을 돌며 '선수 김연아'가 아닌 '자연인 김연아'로 돌아와 익살스런 사진을 찍으며 스무살의 젊음을 만끽했다.

30일 토리노를 출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31일 오후 1시 인천공항에 입국, 간단한 기자회견으로 국민에게 귀국 인사를 하는 김연아는 그러나 한국에 오면 휴식보다는 바쁜 일정으로 더욱 녹초가 될 듯 하다. 4월 16~1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아이스쇼를 대비한 훈련을 틈틈이 하면서 광고 촬영 8건, 라이센스 업체 사진 촬영 4건 등 각종 홍보 촬영과 모교인 고려대 방문 등 여러 행사 참여로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