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 페렐먼

“제발 상금을 받아 주세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자선단체(Warm home chrity)가 자국 수학천재 그레고리 페렐먼(Perelman·44) 박사에게 '상금을 받아 자신들에게 기부해달라'고 간청했다고 BBC가 25일 보도했다.

이 자선단체는 수차례 페렐만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자 인터넷을 통해 공개적으로 상금을 받아 기부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 단체는 어린이를 돌보는 자선 활동을 하고 있지만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렐먼 박사는 지난 2000년 수학계에 100년 이상 이어져온 ‘밀레니엄 7대 난제’ 중 하나인 ‘푸앵카레 추측’을 증명했다. 미국 사설 연구기관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2년여 검토 끝에 이를 공식 인정했고, 거액의 상금을 전달하려 했지만 페렐만은 이를 거부했다.

연구소는 지난 23일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찾아가 재차 100만달러(11억원)를 전달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페렐만은 아예 문을 걸어 잠근 채 “돈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원하는 걸 모두 가지고 있다”며 얼굴도 내보이지 않았다. 페렐먼은 2006년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에 선정됐지만 당시에도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수학자로 군사 목적에 필요한 수학 연구를 해오다 소련 붕괴 뒤 미국에서 잠시 연구 활동을 했다. 하지만 실적을 강조하는 미국 학계 풍토에 염증을 느낀 뒤 러시아로 귀국했다. 현재 그는 어머니와 함께 방 2개짜리 서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과 국민들은 그의 행동을 ‘천재로 살고 싶은 천재다운 모습’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