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갈수록 별을 보기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대기 오염으로 하늘이 탁해 별빛이 흐려질 뿐 아니라 도시의 찬란한 네온사인, 가로등, 자동차 불빛 등 갖가지 광해(光害)가 별빛을 가리기 때문이다.

별을 잘 보려면 주위 10㎞ 아무도 살지 않는 첩첩산중으로 가면 된다. 그런 곳에서는 아직도 은하수가 쏟아지는 밤하늘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 안에서도 높은 건물이 없고, 가로등 같은 인공적인 불빛이 적은 곳을 잘 찾으면 ‘별 헤는 밤’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서울시가 마침 27일 오후 8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펼쳐지는 '지구촌 불끄기(Earth Hour)' 행사에 맞춰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조언을 받아 빛 공해 영향이 적어 밤하늘 별을 쉽게 볼 수 있는 10곳을 발표했다. 시는 또 27일 오후 7시30분부터 남산 N서울타워 광장에서 한국천문연구원 주관으로 '별 헤는 밤 in Seoul' 행사를 마련한다. 한국천문연구원 이동천문차량과 천체망원경 12대를 이용, 달, 화성, 큰곰자리, 사자자리, 오리온자리 등 6개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도록 돕고, 별 음악회, 별 사진전도 함께 연다.

서울시 이규섭 대기정책팀장은 “굳이 추천 장소가 아니더라도 가까운 학교나 안전한 아파트 옥상에서도 돗자리를 깔고 누우면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하늘이 바로 드넓은 우주가 된다”고 말했다.

① 대학로 뒤 숨은 명당, 낙산공원 (종로구 동숭동)
문화, 연극 공연의 거리 대학로에서 10분만 걸으면 조용한 공원이 나온다. 대학로 뒤에 숨어 있는 명당, 낙산공원이다. 공원 근처에 차를 대고 조금만 걸으면 조용한 분위기에서 하늘의 별을 만날 수 있다. 대학로에서 데이트를 즐긴 뒤 조용히 산책을 하며 별빛 아래서 사랑 고백을 해보면 어떨까?

② 양천구민들의 계남공원 (양천구 신정동)
맑은 날 양천구 계남공원에 가면 망원경을 들고 별을 보여주시는 분들을 찾을 수 있다. 지역 시민을 위해, 별을 사랑하는 동호회 분들이 모여서 별을 보여주는 곳이 계남공원이다. 근처에 산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볼 만 하다.

③ 예술의전당과 대성사 (서초구 서초동)
우면산 자락에 있는 서초동 예술의전당, 그곳에 가면 미술관과 오페라극장 등 예술이 흐르고 있다. 야외 마당 작은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고 음악 분수를 보면서 별도 함께 느껴보자. 서울에서도 공기 맑기로 소문난 곳이라 별이 아주 잘 보인다. 예술의전당 이곳저곳을 걸으며 별을 보아도 좋고, 뒤편 우면산을 5분만 걸어 올라가 보자.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듯한 고즈넉한 산사 대성사까지 간다면 볼 수 있는 별의 개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④ 독립문 근처, 안산공원 (서대문구 연희동)
독립문역에서 북쪽으로 보이는 큰 돌산, 안산에 오르면 밤하늘 별뿐만 아니라 서울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 야간 산행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라면 도전해보자. 야간 산행이라도 실제 등산 시간은 15~20분이면 오를 수 있다. 밤길이니 혼자 오르는 것은 금물. 독립문 역 뒤 한성과학고교 쪽으로 오르는 길과 연세대학교 북문 근처에서 오르는 길, 봉원사 길 등 다양하다.

⑤ 개운산 공원 (성북구 돈암동)
성신여자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옆 개운산에 오르면 넓은 운동장이 있다. 운동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가로등이 켜있긴 하지만, 조금 옆으로 비켜서 하늘을 바라보면 넓게 트인 하늘을 볼 수가 있다. 차를 가지고 갈 수 있으므로 편하게 갈 수 있다.

⑥ 응봉산 공원 (성동구 응봉동)
야경이 좋아 사진찍기 명소로 알려진 응봉산 공원. 정상 정자에 오르면 서울숲이 내려다보이고, 한강을 따라 흐르는 자동차의 행렬도 멋있다. 야경에 취하고 별에 빠지면 어지러우니 내려올 때 조심해야 한다.

⑦ 올림픽공원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은 산책하면서 별 보기 좋다.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즐기다가 음료수를 마시며 하늘을 올려다보자. 주위 아파트 불빛만 잘 피하면 멋진 밤하늘을 만날 수 있다.

⑧ 한강공원, 반포지구 (서초구 반포동)
한강 근처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강공원으로 나가는 것도 별을 보기에 매우 유리하다. 한강 르네상스로 새롭게 꾸며진 반포지구에서 반포 분수 공연 사이사이에 별을 바라보자. 흐르는 강물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밤하늘의 별들. 종종 근처에 사는 아마추어 천문인들이 천체망원경을 들고 나타나기도 하니 망원경이 보이면 별을 보여 달라고 먼저 말을 건네보자.

⑨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내 노을공원과 한강공원 난지지구
월드컵공원 내 노을공원과 한강공원 중에서 가장 어두운 난지지구는 별보기 좋은 명당이다. 노을공원에 올라 밤새 별을 보면 좋겠지만, 일몰 후 평균 1시간 정도면 출입이 제한되므로 노을공원에서 노을과 함께 별을 보다 한강공원 난지지구까지 산책하며 못다 본 별을 보면 좋을 듯.

⑩ 북악산 팔각정 (종로구 평창동)
사직공원 옆길이나 돈암동 아리랑 고갯길로 올라 스카이웨이 길을 따라 가다 보면 팔각정 휴게소가 있다. 이곳에서 밤하늘 별을 바라보면 시간이 멈춘 듯 호젓한 분위기의 서울을 만날 수 있다. 팔각정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시 야경도 멋있으니 밤하늘의 별과 더불어 야경 감상도 보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