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종 가운데 큰입배스가 황소개구리를 누르고 '최강의 생태계 폭군'으로 올라섰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7일 "작년 한 해 생태계 교란 외래종의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황소개구리는 포획 등으로 인해 2008년보다 개체수가 10~66% 감소했지만 큰입배스는 갈수록 증가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큰입배스는 눈에 보이는 것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고 해서 '먹는 기계(eating machine)'로 불린다.
경기도 평택 진위천의 경우 지난해 잡힌 물고기(223마리) 중 큰입배스는 10.3%로, 2007년(3.7%)의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치리ㆍ돌마자 등 순수 토종 물고기는 큰입배스 등에게 잡아먹히면서 2007년보다 절반가량 비율이 줄어들었고, 왜매치ㆍ긴몰개 같은 토종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다.
환경과학원 김종민 연구관은 "다른 하천ㆍ호수에서도 황소개구리는 대체로 퇴조 추세인 반면 큰입배스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토종 물고기들 씨가 마를 판"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관은 "황소개구리는 눈에 잘 띄어 포획하기 쉽고 새나 뱀, 너구리ㆍ족제비까지 천적이 많지만 큰입배스는 사람과 천적에게 잘 발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