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미술사학자'로 손꼽히는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1905~ 1944)의 전집 2차분 네 권이 최근 열화당에서 출간됐다. 고유섭은 경성제대에서 조선인으로는 처음으로 미학과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이 분야 연구에 매진해 한국 미술사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번에 나온 네 권은 《조선탑파의 연구》 상·하(제3·4권), 《고려청자》(제5권), 《조선건축미술사 초고》(제6권) 등으로 지난 2007년 12월 발간된 《조선미술사》 상·하(제1·2권), 《송도의 고적》(제7권) 등 1차분 세 권에 이어 3년 만이다.

상·하 두 권으로 선보이는 《조선탑파의 연구》 중에서 한국 탑에 관한 총론인 상권은 저자가 1936~1940년 세 차례에 걸쳐 〈진단학보〉에 발표했던 〈조선탑파의 연구〉를 제1부로, 같은 제목으로 별세할 때까지 한층 발전된 내용으로 진행하던 미발표 일문(日文) 원고를 제2부로, 그리고 1943년 일본 문부성 주최로 도쿄에서 열린 일본제학(諸學)연구대회에서 발표한 연구논문 〈조선탑파의 양식변천〉을 제3부로 구성했다. 하권은 모두 일문으로 쓰여진 미발표 원고다.

고려청자의 종류와 변천 과정 등을 체계적으로 고찰한 《고려청자》는 1939년 고유섭이 일본에서 출간한 《조선의 청자(朝鮮の靑瓷)》등을 저본(底本)으로 삼아 일부 오류를 정정한 뒤 새로 펴냈다.《조선건축미술사 초고》는 1930년대 후반 집필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발표 유고다. 상고시대부터 대한제국 시대까지 우리나라 건축의 주된 형식과 그 특징 등을 한눈에 살펴본다.

《우현 고유섭 전집》은 2012년까지 세 권을 더 출간해 총 10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열화당은 5월 14일까지 경기도 파주출판도시 사옥 내 '도서관+책방'에서 《우현의 흔적》전(展)을 열고, 그의 삶과 흔적을 다각도로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