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다운증후군을 가진 배우 파블로 피네다의 연기력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해 제 57회 산세바스티안영화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석권하고, 2010년 선댄스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뛰어난 연기력과 작품성을 인정 받은 영화 '미 투'(Me Too, 4월 15일 개봉)의 주역 배우 파블로 피네다가 그 주인공.

34살의 다운증후군 다니엘이 난생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 라우라와의 특별한 우정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미 투'에서는 실제 다운증후군인 파블로 피네다가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주인공 다니엘로 출연해 진심 어린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의 엔진이자 출발점 역할을 해 낸 그는 실제 스토리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존재 자체가 드라마인 사람이다. '미 투'에서 첫 사랑의 설렘과 짝사랑의 고통 등 다양한 감정의 결을 리얼하게 그려내, 첫 연기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영화의 기둥 역을 톡톡히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파블로 피네다는 다운증후군으로는 유럽 최초로 학사 학위를 취득해 일반인도 힘든 '전공 살려 취직하기'까지 해낸 인물이다. 다운증후군에 관한 영화를 준비 중이던 안토니오 나아로, 알바로 파스토르 두 감독이 TV에 출연한 파블로 피네다를 보았고, 정상인보다 더 적극적으로 살아가며 스페인에서 일종의 신드롬까지 불러일으킨 그의 모습이 두 감독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를 직접 만난 후, 두 감독은 "우리는 단 한번도 다운증후군이면서도 복잡한 개념이나 관념을 그렇게 분명하고 세련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그렇게 파블로 피네다는 취재원에서 주연배우로 변신했고, 관객들은 사랑스럽고 귀엽고 연기도 잘 하는 '염색체만 딱 하나 더 많은' 특별한 배우를 얻었다.

외신들은 파블로 피네다의 연기에 “피네다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진지하고도 유머러스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버라이어티/Jonathan HOLLAND), “피네다의 연기는 감동적이고 재치있으며 예리하다”(트리뷴/Neil YOUNG), “복잡한 심리적 갈등을 겪는 인물을 자연스럽고 유머러스하게 소화해낸 피네다의 놀라운 연기는 보는 이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다”(스크린 데일리/Barry BYRNE) 등의 평을 보냈다.

파블로 피네다의 케이스는, 단순히 장애 극복의 리얼 스토리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그의 진실한 연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에서 더욱 의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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