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보강 차원에서 단행된 이번 트레이드에서 넥센히어로즈는 그동안 선발 투수를 이어 중간에서 활약해줄 우완 사이드암 없이 2010시즌을 준비했으나 마정길 선수 영입을 통해 한층 안정된 마운드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마일영과 마정길 트레이드가 전력 보강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넥센 구단측은 또 "이번 트레이드는 현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정말 그럴까? 정답은 아니다. 트레이드 발표 3일 전인 지난 9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앞서 만난 김시진 감독에게 '마-마 트레이드'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그러자 김 감독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마정길이가 마일영에 어울리기나 하는가?"라며 펄쩍 뛰었다.

사실 마일영은 김시진 감독의 눈 밖에 난 선수였다. 2008년 11승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작년엔 5승8패, 평균자책점 6.93을 기록하며 부진했던 마일영은 특히 팀이 4강 진출을 위해 총력전을 펴던 후반기에 원인 모를 통증을 호소하며 팀에 보탬이 되지 않았다. 스스로의 자기 관리에 소홀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래도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나 제구력 등 노련미를 갖춘 선수로 활용폭이 넓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기에 김시진 감독으로선 아까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실 이번 트레이드는 발표되기 전부터 야구계에 소문이 나 있었다. 그와 함께 히어로즈를 통해 삼성, LG, 두산은 전력을 보강했는데 가장 전력이 떨어지는 한화가 트레이드를 하지 못한다면 불공평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있었다. 한화는 선발과 중간으로 모두 활용한 마일영을 얻어 다소나마 전력이 좋아진 게 사실이다.

또 히어로즈가 잠수함 투수 부족에 시달리게 된 것도 틀린 것은 아니다. 마일영이나 마정길 두 선수 모두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심기 일전해 좋은 성적을 올리게 되면 두 팀 모두 좋은 '윈윈' 트레이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