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명주 기자] 지난 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던 앙드레김 패션쇼가 아직까지 세간에 회자되고 있어 화제다.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패션쇼 관련 사진이 도배됐고 언론사 연예면 뉴스도 이 날 사진들로 넘쳐나는 중이다. 매해 십여 회씩 진행되는 앙드레김 패션쇼지만 이처럼 뜨거운 반응은 처음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비결은 따로 있었다. 3일 패션쇼 남녀 메인모델이 걸그룹 에프엑스(f(x)) 설리와 남성그룹 슈퍼주니어 최시원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네티즌들은 설리에 대해 ‘고혹적이다’, ‘17살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앙드레김 패션쇼는 예전부터 메인모델을 누가 맡을 것이냐가 이슈가 될 정도로 당대 최고의 탑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자리다. ‘여배우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앙드레김 패션쇼를 보면 알 것’이라는 연예계 속설이 있을 정도다.
앙드레김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모델은 배우 김희선이다. 김희선은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청춘스타로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만 10번 이상 등장했다. 그녀는 앙드레김이 ‘대한민국 대표 미인’으로 치켜세울 만큼 아끼는 배우이자 그의 디자인적 이상향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모델이라 평가 받는다. 앙드레김이 디자인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한다는 말이 나왔을 만큼 김희선과 앙드레김은 각별한 사이다.
이밖에 배우 이영애와 장서희, 장동건, 김태희, 송승헌 등 이른바 미남 미녀 스타들이 앙드레김 패션쇼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특히 김태희와 송승헌은 앙드레김이 꼽은 ‘가장 잘 어울리는 커플’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패션쇼에 서는 기준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1990년대 메인모델이 배우 중심이었다면, 시대가 바뀐 지금은 아이돌 가수와 개그맨에 이르기까지 출신 분야가 더욱 다양해졌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아이돌 출신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최근 무대에 섰던 최시원, 설리를 비롯해 2PM의 ‘꽃미남’ 닉쿤, 샤이니 멤버 민호, 2AM 슬옹 등 다양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이돌뿐만 아니다. 개그맨들 역시 간간이 앙드레김 패션쇼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06년 말 경북궁에서 열린 패션쇼에는 정형돈과 조혜련, 서경석이 나란히 무대에 올라 박수갈채를 받았다.
야구선수 이승엽도 지난 1999년 앙드레김 패션쇼에 모델로 참여했다. 당시 신인모델이었던 아내 이송정을 패션쇼 무대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 화제가 됐다. 2007년엔 ‘피겨 여왕’ 김연아가 앳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워킹을 선보였고, 그 이듬해에는 K1 스타 추성훈이 탤런트 고아라와 피날레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실제 커플 혹은 드라마, 영화 속 커플들도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공개연인을 선언해 큰 인기였던 김용준-황정음은 지난해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진 ‘앙드레김 패션 아트 컬렉션’에 메인모델로 발탁됐다. 드라마 ‘천만번 사랑해’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정겨운-이수경 커플도 패션쇼 무대에서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최지우-이진욱은 드라마 ‘에어시티’ 동료로서 지난 2007년 무대에 섰으나 그로부터 몇 년 후 실제 커플인 게 밝혀지기도 했다.
앙드레김의 패션은 늘 변화했지만 ‘탑스타가 무대에 선다’는 무대 공식에는 변함이 없다. 스타의 인기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자리가 된 앙드레김 패션쇼, 다음 주자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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