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가이 기자] 조각 미남, 초콜릿 복근, 신들린 연기…. 남자 배우들을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기 조금은 특별한 설명이 더 필요한 이들이 있다. 바로 '매력적인 보이스의 소유자'들 이병헌, 김남길, 이선균이다.

이들의 중저음 목소리는 멜로 연기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나지막한 속삭임,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 대사도 이들이 뱉으면 한층 호소력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나 꽃미남 외모도 매력적이지만 부드럽고 달콤한 보이스에 담긴 고백을 듣는 환상을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테다.

이병헌은 누구보다도 매력적인 보이스로 유명하다. 지난해 화제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도 그의 목소리는 여심을 흔드는 무기로 작용했다. 여주인공 김태희와의 안타까운 이별신이나 달콤한 애정신에서 그의 입을 통해 터져 나온 온갖 고백과 독백에 여심은 열광했다. 대사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그 대사를 처리하는 배우의 목소리나 연기력에 따라 그 느낌은 확연히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이병헌은 멜로에 최적화된(?) 보이스의 소유자가 아닐까.

이 때문에 이병헌은 지난해 6월 방송된 KBS 다큐대기획 '인간의 땅'을 통해 데뷔 후 첫 내레이션에도 도전했다. 당시 제작진은 "세계인의 무관심으로 소외된 슬픔, 그들의 아픔을 간직한 삶의 리얼한 현장을 담아낸 이번 작품에 국내 배우 중 가장 호소력 있는 깊이 있는 목소리를 가진 이병헌 씨의 참여가 이번 다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나레이터라 생각해 이병헌 씨에게 제안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목소리가 배우 이병헌의 큰 재산 중 하나임을 입증한 셈이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비담 신드롬'을 일으켰던 '중고 신인' 김남길의 목소리도 빼놓을 수 없다.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는 매력적인 외모와 어울려 여심을 홀딱 반하게 했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MBC '선덕여왕'에서도 그랬지만 차기작으로 촬영 중인 SBS 새 드라마 '나쁜 남자'에서는 그의 보이스가 한층 돋보일 전망이다. 여주인공 한가인과의 멜로 연기에서 김남길의 남다른 보이스가 어떤 감성을 전해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김남길 역시 화제의 다큐 MBC '아마존의 눈물'에서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가 됐었다. 김남길은 최근 '아마존의 눈물' 1부 부터 3부까지 전편 내레이션에 참여해 작품의 호소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가볍지 않고 무게가 있으면서도 청아한 그의 목소리를 통해 '아마존의 눈물' 시청자들은 현장의 생생함과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 받았다. 김남길의 우월한 목소리는 앞으로도 그의 작품 활동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주인공은 바로 '버럭 셰프' 이선균이다. 최근 MBC 월화드라마 '파스타'에서 다혈질의 까칠한 셰프로 인기몰이 중인 이선균도 목소리 좋은 것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물이다. '파스타' 초반에는 호통 연기와 까칠한 대사에 가려 빛을 내지 못했던 이선균의 목소리는 중반을 넘어서 멜로라인이 부각되면서 각광받고 있다. 여주인공 공효진과 알콩달콩 연애를 시작한 이선균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극중 서유경의 마음을 흔드는가하면 안방의 여심까지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선균은 이들 중 유일하게 품절남이지만 매력적인 목소리로 총각들 못지않게 인기 만점이다. 드라마나 CF 속에서 목소리를 무기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다소 부정확한 발음이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대사 전달력과는 별개로 감미로운 그의 목소리에 안 넘어갈 여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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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김남길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