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봉준영 기자] 길의 방뇨사건을 두고 모의법정을 벌였던 길과 유재석에 대한 판정이 나왔다.
2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지난 20일 방송분에 이어 멤버 길의 방뇨사건을 다룬 모의법정이 이어졌다.
사건인즉슨, 길이 작년 8월 제주도 여행에서 맥주를 마시고 방에 방뇨를 하면서 발발했다. 술에 취해 방안에 방뇨를 한 사실이 유재석의 입을 통해 방송 되면서 길은 자신의 명예가 심하게 훼손됐다며 유재석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피고가 된 유재석은 길이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몰아 이미지를 나쁘게 하고 있다며 반소를 제기했다.
원고 측 길과 피고 측 유재석의 주장은 의외로 팽팽하게 맞붙었다. 지난주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증인으로 선데 이어 길의 제영재 PD와 길의 코디네이터 등이 증인으로 등장해 원고 길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1차 공판 후 가진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길과 유재석 중 누가 신뢰가 가는 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거쳤다. 유재석이 죄가 없을 것 이라는 의견이 40%로 나타났고, 길을 동정하는 의견은 10%에 불과했다. 반면, 유재석이 재미를 위해 자작극을 했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20%나 나타났다.
2차 공판에서 길은 변호사 정준하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교체를 정식으로 요청했고, 김제동이 원고 측 변호사로 등장했다. 김제동은 ‘유재석이 어떤 사람인지 증언해 줄 사람’이라며 이효리를 증인으로 요청했다. 피고 측에서는 이효리가 이 사건과 관계가 없다며 증인 채택을 거부했지만, 평소 유재석이 어떤 사람인지 증인해줄 수 있는 유리한 사람이라며 증인 채택을 허락했다.
증인석에 등장한 이효리는 ““재석 오빠가 항상 그렇게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니다”고 증언해 법정을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이효리는 “재석 오빠와 SBS 공동대상을 받았는데, 무대에서는 이효리 덕분에 대상을 받았다고 말했지만, 뒷풀이에서 다른 말을 하더라. 지인과의 전화통화를 하면서 ‘에이~ 혼자 받는 것도 아닌데 뭘’이라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효리는 “내 남자친구가 오줌싸개라는 것을 알면 싫을 것이다. 그런 말을 방송에서 하는 것은 파렴치한 짓이다”고 쐐기를 박았다. 또한 “유재석은 제가 랩 못한다고 랩을 시키고, ‘허리가 길다. 잇몸이 보인다’는 등 신체적으로 치욕적인 말을 했다. 다른 여자 가수들이 출연하면 특히 더 그런다”고 덧붙였다.
이효리의 반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허리가 길고, 잇몸에 보인다고 놀려 확실치는 않지만, 분명 CF 등에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원래 환하게 웃는데 그 말을 들은 이후로 환하게 웃지를 못하겠다. ‘패떴’ 촬영 중에 유재석이 매일 웃겨야 한다며, 부은 얼굴을 보여주고 망가지라고 했다. ‘패떴’이 끝나고,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그렇게 낳아서 미안하다’고 말해 가슴이 아팠다”고 말해 힘든 심경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효리는 “재석이 오빠는 신뢰가 가는 사람이지만, 같이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좀 더 배려를 해줬으면, 파트너를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서로의 신체적 폭로전으로 이어졌다. 김제동은 “유재석이 포경수술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방송에서 말해 기사 40개가 넘게 나왔다”고 말했고, 유재석은 이에 질세라 “내 신체적 비밀(젖꼭지가 다른 사람에 비해 조금 아래 있다는 사실)도 말하지 않았느냐”고 반격했다.
길고 긴 이효리 증인 신문이 끝났다. 유재석 변호인 노홍철은 마지막으로 길의 어머니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전화 연결을 시도한 길의 어머니는 “지난 여름에 빨래통에 강아지 목욕 타월부터 마른 걸레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그래서 이상해서 방에 들어가 봤더니 침대 밑에 걸레가 있고, 이상한 냄새가 나더라. 제 생각엔 아마 얘가 침대가 화장실인 줄 알고, 쉬를 한 거 같다. 웃기는 것이 꽃병에 물이 쏟아졌다고 하는데 꽃병에는 물이 그대로 있었다”고 제보했다.
결정적으로 길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은 오줌을 쌀 만한다”고 말해 길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길었던 변호가 끝나고 판정이 나왔다. 판사는 “피고(재석)가 원고(길)를 방송에서 오줌싸개라고 놀린 사실은 인정한다. 또한 재석이 길을 놀리긴 했지만, ‘무한도전’ 프로그램 특성상 그것이 잘못이라고 판단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재석이 길이를 오줌싸개라고 놀릴 때 길의 사전 양해를 구하지 않은 건 재석의 잘못이다. 그러나 길이가 재석을 거짓말쟁이라고 하는 것도 명예훼손이므로 길의 잘못이다. 따라서 돈으로 청구한 손해배상 대신 서로 화해하고 벌칙을 통해 시청자에게 봉사할 것을 권고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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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캡처(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