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쇼 도중 조련사가 고래의 공격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언론들은 24일 미국 올랜도의 해양생물 테마파크 시월드(Sea World)에서 12년 경력의 조련사 던 브랜쇼(Brancheau·40)가 범고래에 의해 물속으로 끌려 들어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고래는 이전에도 인명사고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신문인 올랜도 센티넬에 따르면 사고는 24일 오후 2시(현지 시각) 쇼가 끝나갈 무렵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고래가 수조 바깥에 서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브랜쇼를 갑자기 낚아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갔다고 전했다. 고래는 브랜쇼를 입에 문 채 수조 안을 계속 헤엄쳤고 이내 붉은 피가 물속에 퍼졌다. 이 광경을 본 수십명의 관객들이 놀라 소리를 질렀고 다른 조련사들이 뛰어나왔다. 브랜쇼를 꺼냈을 때는 사망한 뒤였다. 물려 죽은 것인지 익사한 것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고래가 쇼 도중 명령에 따르지 않았고 흥분한 듯 보였다"고 전했다.
'틸리쿰'이란 이름의 이 범고래는 길이 6m, 무게 5.4t이며 사람을 공격한 비슷한 전과들이 있다. 1991년에는 조련사를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죽게 했고, 1999년에는 폐장 후 몰래 시월드에 잠입한 남자가 틸리쿰의 수조에서 시체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