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만(灣)인가, 페르시아만인가?

'동해'의 표기 방식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갈등을 겪고 있는 것처럼, 아라비아 반도 인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란은 자국과 아라비아 반도 사이의 해역을 '페르시아만'으로 표기하길 원하고, 아라비아반도 7개국은 '아라비아만'으로 표기하길 원한다. 이란 정부는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인근 7개국의 국제선 항공기가 기내 모니터상 지도에 '페르시아만'이 아닌 '아라비아만'으로 표기할 경우 해당 항공기에 대해 영공 통과 금지와 항공기 억류, 영공 통과권 취소 등의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영국 가디언지(紙)가 23일 보도했다. 문제가 된 해역은 1960년대 이전의 대다수 지도나 문서에 '페르시아만(Persian Gulf)'으로 표기돼 왔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라비아반도 국가들은 '아라비아만(Arabian Gulf)'으로 표기할 것을 주장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본부를 둔 '이슬람 결속 스포츠연합회'는 오는 4월 열릴 대회의 주최국 이란이 선수들에게 수여할 메달에 페르시아 표기를 하기로 했다는 이유로 대회에 불참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