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과테말라에서 납치돼 살해된 송모(56)씨 사건의 용의자로 붙잡힌 이모(35)씨와 양모(38)씨가 국제 인신매매단과 연결돼 불법 매춘을 했을 뿐 아니라, 추가로 한국인을 한 명 더 살해했다고 과테말라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주과테말라 한국대사관측은 "보도내용은 전혀 확인된 바 없다"며 "안 그래도 치안이 불안한 곳에서 반한(反韓) 감정이 일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과테말라는 지난해부터 올 1월까지 8명의 한인(韓人)이 살해당했고, 4명이 납치됐다 풀려났다. 특히 수도인 과테말라시티는 인구 10만명당 108건의 살인사건을 기록해 중남미에서도 가장 치안이 나쁜 곳 중 하나다.

과테말라 유력 일간지인 프렌사 리브레(Prensa Libre)는 22일(현지시각) '아시아인들이 인신매매 조직을 이끌었다'란 제목의 기사를 3면 한면을 털어 게재했다. 제목은 아시아인이라고 했지만, 바로 위에 '한국인(Coreano)'이란 설명을 붙여 놓아 사실상 한국인을 지칭했다.

이 신문은 "용의자들이 8개국의 인신매매단(한국·스페인·미국·멕시코·코스타리카·니카라과·파나마·코소보 등)과 연계돼 있고, 이를 통해 인신매매한 여성을 매춘부로 데려왔다"며 "경찰이 주범인 이모씨의 통화내역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정확히 어떤 조직과 연계돼 있고, 어떤 국적의 여성들이 얼마나 과테말라로 들어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문은 또 "러시아네덜란드·코스타리카 등을 거쳐 과테말라로 들어온 인신매매 여성들은 두 사람이 운영하는 비밀 카지노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매춘을 강요받았다"며 "화대는 800~1200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한국인 2명과 함께 잡힌 과테말라 정보장교는 이들이 납치나 인신매매한 여성들을 실어 나를 때 검문을 받지 않도록 도와줬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 신문은 "(2008년) 2월 16일에 있었던 한국인 김모(당시 32세)씨 살해 사건도 이들이 저지른 일"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확한 살해 동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이밖에도 "멕시코에 있는 일본인 인신매매조직은 납치했던 콜롬비아 여성이 탈출하자, 그녀의 아들을 바로 납치했을 정도로 잔인하다"며 "인신매매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같은 현지 언론의 보도 태도에 과테말라 한인 교포 사회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 교포는 "상식적으로 작은 한인 대상 불법 카지노에 8개국의 인신매매단이 관련돼 있을 수 있겠나"라며 "한국인에 대한 악감정을 가지고 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