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경남 통영, 윤가이 기자] 오는 3월 9일 남극으로 떠나는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의 남극 사전답사가 사실상 불발에 그쳤던 소식이 뒤늦게 밝혀졌다.

'1박2일'은 대한민국 예능 사상 최초로 남극에 위치한 세종과학기지에 입성할 계획이다. 그 곳에 상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을 만나고 극한의 땅 남극의 자연 풍광을 접하며 안방의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연출을 맡고 있는 나영석 PD는 지난 19일 경남 통영에서 진행된 '1박2일' 촬영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달 초 사전답사를 갔지만 남극 땅을 밟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나 PD는 "사실 그때 남극까지는 못 가고 칠레까지 갔다가 돌아왔다"고 말해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앞서 나 PD를 비롯한 '1박2일' 제작진 중 일부는 지난 9일, 사전답사 길에 올랐다. 설 연휴도 반납한 채 남극 사전답사를 떠났던 제작진이 결국 남극 땅을 밟지도 못하고 돌아왔다는 사실에 모두가 놀란 눈치.

나 PD는 "산티아고에서 서른다섯 시간이 걸려서 폰타 아레나스로 이동해 남극행 비행기를 타려고 했는데 남극에 블리자드(남극에 부는 강력한 눈보라)가 불어서 못 탔다"며 "일주일동안 기다렸지만 계속 비행기가 취소됐다. 거기서 계속 살 수는 없어서 결국 돌아왔다"고 말했다.

혹시 멤버들과 함께 실제 촬영을 갔을 때도 기상 상황 때문에 남극에 입성하지 못하면 어떡할까. 나 PD는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다. 기상 상황이란 예측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하지만 혹시 남극엔 입성하지 못하더라도 '1박2일'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갈 것이다"며 "희망적인 소식은 사전답사에 함께 동행한 전문가에 따르면 블리자드가 불어도 보통 하루 이틀이면 멎는다는 것이다. 이번 사전답사 때처럼 일주일씩 부는 경우는 드문 상황이라고 한다. 대기 시간까지 2~ 3일가량 고려해서 촬영 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제 남극 출발일(3월 9일)까지는 보름가량 밖에 안 남은 상황. 이제부터 본격적인 출발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나 PD는 "우리가 간다는 소식에 세종기지에 계신 분들도 조금은 기대를 하고 계신 분위기다. 거기 계신 분들은 한번 들어가면 1년은 기지에 고립되어 있는 분들이다. 때문에 우리가 가게 되면 그분들에게 활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멤버들의 안전 문제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혹시나 폰다 아레나스에서 남극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가도 블리자드가 불면 회항하기 때문에 극한의 상황을 만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멤버들이나 제작진이나 매 녹화마다 마지막 방송이라는 각오로 임해왔다. 남극행 역시 마지막 방송이라는 각오로 모두가 임해줬으면 한다. 이번에 사전답사에서 액땜(남극에 입성 실패)을 하고 왔으니 실제 촬영 때는 잘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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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