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3종 도전하는 '무사(武士) 은행원'

“운동은 이제 삶의 일부가 됐어요. 모든 면에서 긍정적으로 변한 것도 운동이 가져다준 선물이지요”

20년째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40대 샐러리맨이 세계 무술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번엔 철인 3종 경기에 도전장을 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광주은행 기관사업부 부부장으로 근무중인 배헌중씨(46).

배씨는 올해 10월 강원도 인제에서 열리는 ‘소양호횡단 전국 철인 3종경기’에 처녀 도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주로 새벽시간을 이용해 달리기와 사이클을 연마하고 주말엔 등산과 산악달리기 등으로 기초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가장 자신있는 종목은 수영이예요. 국제표준코스로 수영은 1.5㎞, 사이클은 40㎞, 달리기는 10㎞인데 처음 수영으로 시작하니까 이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이클이 걱정인데, “환경이 허락한다면 직업선수에게 지도를 받아볼까 고민 중”이란다.

평범한 회사원인 그가 ‘운동 마니아’가 된 것은 11년전인 1999년 3월. 업무가 끝난 뒤 직원 회식이나 동창회, 애경사 등으로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몸이 자꾸만 축나고 무료하자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며 선택한 것이 운동이다.

첫 종목은 합기도.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들과 함께 무작정 도장으로 향했다. 땀에 젖은 도복을 보며 그는 더욱 운동에 심취하게 됐고, 그로부터 5년 뒤 기어코 ‘일’을 냈다.

부산에서 열린 ‘제1회 부산시장배 세계 국술-합기도 선수권대회’에서 20대 초·중반의 혈기왕성한 외국인 등 28명이 출전한 웰터급(70~75㎏)에서 우승타이틀을 거머쥔 것. ‘무사(武士)’라는 별명도 이때부터 생겼다. 2회 대회에서도 3위에 오른 그는 꾸준히 운동한 덕에 이젠 합기도 4단, 유도 3단 등 종합 7단의 어엿한 중견 무술인이 됐다.

1남 1녀를 둔 배씨는 “운동을 하고난 뒤 생활과 생각 등 모든 면에서 긍정적으로 변했고, 직장 생활에도 적잖은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활력이 넘치니까 출근하는 그 자체가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신체는 끝이 없이 진화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발전시키기보다 ‘나이가 많아서’, ‘시간이 없어서’라고 합리화하곤 한다”며 “자신의 체형에 맞는 운동을 찾아 하루 한 시간씩만 투자하면 인생이 바뀌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국가 경쟁력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전하는 40대는 아름답다”는 그는 “(철인 3종을 통해) 또래 40대들에게 맘먹고 덤벼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