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이면 중랑천으로 유입되는 하천 6곳이 1년 내내 맑은 물이 흐르는 친환경 하천으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중랑천을 중심으로 평소 건천(乾川)인 우이천·도봉천·방학천·당현천·대동천·묵동천 등에 한강물보다 맑고 깨끗한 물을 흘려보내 물놀이가 가능한 수준으로 수질을 끌어올리기로 했다"며 "다음 달까지 하천정비 및 용수 공급 설계를 마치고 내년 봄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중랑물재생센터(하수처리장)의 시설 개선작업을 내년 봄까지 마무리하고, 한 번 거른 하수를 다시 정수한 초고도 처리수를 이들 6개 하천 상류부로 끌어올려 흘려보낼 계획이다.

중랑물재생센터에서 숯 여과와 오존 소독 등을 거쳐 극미량의 오염물질과 냄새까지 제거하는 처리과정을 거치면 수질은 물놀이가 가능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3ppm 이하로 내려가 버들치와 살치 등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해진다.

서울시 송경섭 물관리국장은 "중랑천을 중심으로 동북부 하천에 맑은 물이 흐르면 하천 인근 시민이 내 집 앞 생태하천을 갖게 되고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생태계를 지켜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에 물이 흐르지 않는 방학천에 맑은 물을 흘리고 자연생태를 복원한 가상도.

중랑천 지천(支川)에 맑은 물 흘려

도봉구 무수교에서 중랑천 합류지점까지 이어지는 도봉천(1㎞) 구간에는 하루 2만t 물을 흘리고, 하천변에는 샘터와 주민들이 운동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중랑천 합류지점에는 도봉산을 형상화한 벽천분수 및 수변 공간을 조성하고, 하천 구간에는 여울과 작은 연못을 만들어 물 흐르는 소리가 나도록 꾸밀 계획이다.

또 인근 무수골 지역 재정비 사업과 연계해 도봉천과 무수골이 만나는 지점에는 수변 테라스 및 전망 데크 등 수변 친화공간을 만들고, 주변 지역과 도봉산을 잇는 산책로 및 자전거 도로도 놓기로 했다.

방학천(3.05㎞) 구간은 상류부에 물마루 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수변공간을 제공하고, 하천변을 따라서는 보행 실개천을 만들기로 했다. 하천 옹벽 벽면에는 인근에 묘소가 있는 연산군 등 지역 유래 및 문화유적을 소개하는 벽면 아트 갤러리도 들어선다.

당현천(6.1㎞)의 경우 지하철 4호선 상계역~불암공원 사이 복개구간(450여 m)이 철거된다. 하루 3만6000t의 맑은 물을 흘려 생태 환경을 복원하고 주민들을 위한 체육·문화 공간으로 꾸민다.

특히 불암공원과 당현천이 만나는 지점에는 연극·음악회·전시회 등 다양한 야외공연을 할 수 있는 소리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이 공원에는 여름철에는 물을 채워 물놀이장으로, 겨울에는 썰매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의정부 하수처리 고도화로 수질 개선

우이천(7.2㎞)은 덕성여대 근화교에서 중랑천 합류부까지 물고기 이동 통로인 어도(魚道)와 여울 등을 만들어 물고기와 곤충들의 이동통로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강북중~덕성여대, 지하철 1·6호선 석계역앞 복개구간 등에는 단절되었던 자전거 도로 3.1㎞를 연결해 우이천~중랑천~한강까지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강북구 수유동에서 우이천 합류부까지 이어지는 대동천(1.6㎞)도 하천변과 산책로를 정비하고 징검다리와 여울, 어도 등을 들이기로 했다.

묵동천(0.95㎞)의 경우 육군사관학교 주변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분수를 설치해 계절별로 테마를 달리하는 야외정원이 들어선다. 하천을 따라 숲과 연결되는 산책로와, 분수와 꽃밭이 어우러지는 초화원도 조성된다.

서울시 고태규 하천관리과장은 "중랑천 상류에 있는 의정부하수처리장이 2012년까지 고도처리 시설을 갖춰 기존 BOD 6ppm 이하보다 훨씬 깨끗한 BOD 3ppm 이하로 하수를 처리해 흘려보낼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지천을 포함해 중랑천 전체 구간에서 아이들이 물놀이할 수 있을 정도의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흐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