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되고 있는 사진 일부

경기도 일산의 한 중학교 졸업식 이후 남녀 졸업생 10여명을 전라(全裸)의 모습으로 괴롭힌 가해자들은 같은 중학교 출신의 선배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폭력 혐의가 확인된 학생에 대해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입건할 계획이다.

일산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는 이번에 졸업한 학생들이고 가해자는 이 중학교를 졸업한 선배 고교생"이라며 "일진회라든지 동아리 등의 모임과 연루된 것은 아니고 선후배간 안면이 있는 일부 학생들을 중심으로 모여 이같은 행위를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각각 10여명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경찰은 현재 일부 피해학생과 부모를 불러 조사하고 있지만 설 연휴 기간과 겹쳐 모든 조사를 마치는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오전부터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진 이 사진 70여장에는 학생들이 교복과 속옷을 벗는 모습, 알몸 상태로 신체 중요부위를 가린 채 일렬로 서있거나 인간탑을 쌓는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들 곁에는 선배로 보이는 학생 10여명이 교복과 우의(雨衣) 등을 입은 채 이들에게 행위를 강요하는 모습도 사진에 담겨있다. 한 학생은 우의를 입은 채 가위를 들고 있고, 교복과 우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가해학생들이 알몸 상태의 학생들을 앞에 세운 채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은 모습도 있다.

한 네티즌의 미니홈피를 통해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들은 주요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고, 해당 미니홈피는 현재 임시 폐쇄된 상태다.

현재 인터넷에는 가해학생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의 이름과 연락처, 재학 중인 학교명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나돌고 있고, 사진들은 모자이크조차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여서 사진 속 학생들의 인권침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학교는 남녀 공학으로 지난 11일 오전 10시쯤 졸업식을 했다.

해당 중학교 교장은 "졸업식을 마친 후 교외 생활지도까지 해서 무사히 끝난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모든 것이 우리 학교를 비롯해 사회와 가정이 교육을 잘못 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초 서울 금천구 모 중학교 졸업식이 끝난 뒤 여학생 3명의 옷을 강제로 벗기고 집단적으로 괴롭힌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같은 중학교 출신 선배 권모(16)양 등 3명이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