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실상 실패한 화폐개혁의 뒷수습을 위해 지난달 말 강원도 원산 모처에 북한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며칠간 비상 대책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소집한 것으로, 화폐개혁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경제 회생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회의에는 인민경제대학(평양)과 원산경제대학의 교수진, 김책제철연합기업소와 황해제철연합기업소의 지배인 등 북한 경제학계와 산업계의 최고 전문가 수십명이 참가했다. 회의 직후엔 경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상 기구(가칭 '긴급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고 한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라며 "화폐개혁이 장성택의 작품이란 얘기도 있는 만큼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수습책을 지휘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원산 회의에서 어떤 대책들이 제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RFA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 "사회주의 경제원칙의 틀 안에서 민생 안정과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대안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은 화폐개혁으로 초래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파격적인 조치들을 잇따라 단행했다. 지난달 중순엔 북한 계획경제의 사령탑인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전격 해임된 데 이어, 지난 5일엔 김영일 내각 총리가 인민반장(우리의 동장에 해당)들 앞에서 화폐개혁 실패로 인한 혼란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