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농촌지역에 자리한 비슬초등학교(달성군 유가면) 2∼6학년 학생 29명은 10일 학교 운동장에 심어진 느티나무를 비롯해 등나무휴식터, 야생화동산 등과 영원히 작별했다. 겨울비가 촉촉히 내린 이날, 이곳 학교건물 1층 19㎡(6평) 남짓한 급식실에선 '제58회 졸업식'이 열렸다. 폐교(廢校)가 확정된 교정에서 열리는 마지막 행사다.

올해 새 학기가 시작되면 6학년 학생 5명은 중학교로 진학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통합이 확정된 인근 현풍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지난 1950년에 세워진 비슬초등학교의 폐교는 지난해 12월 최종 확정됐다. 유가면 일대 726만5599㎡(219만7800여평) 부지에 조성 중인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지구에 학교부지도 포함된 까닭이다.

졸업식은 여종환(12)군, 박지수(12)·이상미(12)·채경민(12)·최기정(12)양 등 6학년 학생 5명이 각자의 부모님들께 "잘 키워줘 감사합니다"라며 감사의 포옹을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또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 등이 함께 영상앨범을 보며 추억을 되돌아 보는 시간 등도 마련됐었다.

10일 대구 달성군 유가면 비슬초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 등이 소원이 적힌 종이를 매단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고 있다.

이상미양은 "해가 바뀔 때마다 학생 수는 줄어들었지만 남아 있는 학생들끼리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졌다"며 "친구·후배들 모두가 함께 했던 추억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슬초등학교 류재도 교장은 "오늘은 이곳에 있는 학생 모두가 졸업생"이라며 "자연과 함께 바른 인성을 길러온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사람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식은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 등이 각자의 소망을 종이에 적은 후 풍선에 매달아 띄워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5!, 4!, 3!, 2!, 1!" 힘찬 구호에 맞춰 빨강·검정·노랑 등의 오색 풍선이 운동장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운동장에 서 있던 이들은 풍선이 저멀리 사라질 때까지 하늘을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