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추노'에 혜원(언년) 역으로 출연 중인 이다해는 요즘 정신 없이 바쁘다.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는 촬영 스케줄도 그렇지만, '추노'가 방송될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서있어 신경쓸 일이 많기 때문.
T-뉴스가 만난 이다해는 의외로 지친 기색이 없었다. 위축되어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예상과 달리 "'민폐 언년'이라는 지적은 내가 봐도 인정한다"면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이다해는 "아쉬운 부분도, 해야 할 일도 많다"고 말했다.
▶언년이 캐릭터? "나와는 성격 많이 달라"
'추노'의 언년이는 요즘 뭘 해도 욕을 먹는다. '민폐 언년'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캐릭터에 뚜렷한 성격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 이다해 역시 언년이를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언년이의 태생 자체가 노비에서 양반으로 신분 세탁을 한 복합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연출자인 곽정환 감독님은 언년이를 대길과 상반된 캐릭터로 나타내길 원하셨다. 대길이 양반에서 상놈으로 신분이 추락한 후 양반의 모습이 전혀 없는 것처럼, 언년이 역시 혜원이로 변하며 노비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도록 말이다. 하지만 혜원이는 아직도 '노비 언년이'로의 열등감이 있고, 노비 출신으로서의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이 감정을 표현하는 게 힘들다."
혜원은 송태하를 따라다니면서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 "송태하의 전투력을 떨어뜨린다"는 원성을 샀다. 솔직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이다해와 극중 혜원은 달라도 많이 다르다.
"나와 혜원이는 무척 다르다. 같은 감정에 대한 표현도 너무나 다르다. 난 걱정되고 보내기 싫으면 '가지 말라'고 말할 텐데, 혜원은 '편히 다녀오세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혜원이 조선시대의 여성으로는 가장 현실적인 인물인 것 같다. 시대적인 상황을 이해하면서 연기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 "모자이크, 방송 보고 알았다"
언년이 논란은 아직도 사그라들 줄 모른다. 화장과 옷차림부터 시작한 논란은 노출신에서 극에 달했다. 검색창에 '이다해'를 치면 연관 검색어로 '이다해 노출'이 떴을 정도다.
"노출에 부담이 없는 여배우가 어디 있겠나. 그래도 그 상황에서 '못 벗어요'라고 하면 연기자의 자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한복을 연신 치켜 올리면서 촬영을 했는데, 한번 찍고 모니터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계속 노출에 신경쓰면서 연기를 할 수는 없었다. 아마 한복에 어깨끈이 없어서 더 야해보였던 것 같다. 가슴끈을 조였더니 볼륨감이 더했던 것 같고(웃음). 노출로 화제가 되려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특히 1월 27일 방송에서 혜원의 가슴에 블러 모자이크(Blur Mosaic)를 처리했던 것은 여배우로서 속상했을 법도 한데, 본인은 어땠을까?
"사실 노출에 대한 이야기가 모자이크 논란으로 이어져서 더욱 심해진 것 같다. 모자이크 처리를 한 부분은 방송을 보고 알았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좀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4일 방송된 송태하와의 키스신도 "다소 이르다" "생뚱맞다"는 지적을 받았다.
"키스신을 찍으면서도 '이게 맞을까'라고 고민을 했다. 그러나 감독님께서는 몇 주 전부터 생각하셨다고 하시더라. 감독님의 의사에 나도 동감하게 됐다. 혜원과 태하의 후반부 멜로 라인을 생각해 봐도 그렇고, 대길과 태하와의 대립을 극대화시키는 촉발제가 되기도 하고 말이다."
▶이다해가 예상하는 '추노' 결말은? "새드 엔딩 아닐까"
요즘 이다해는 휴게소에서 인기를 실감 중이다. '추노' 촬영으로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다보니 시민들과 휴게소에서 만날 일이 많다. 휴게소 스크린으로 '추노'의 본방송을 보며 핫초코와 과자를 사먹는 일도 솔솔한 재미라고.
"휴게소에서 차 안에 있으면 인사를 하려고 창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간혹 취객들이 '언년아!'라고 부르면서 차를 흔들면 무섭기도 하지만(웃음). 작년 11월 말에 차를 새로 샀는데, 두 달 반이 지난 지금 이동한 거리가 만 키로미터가 넘었다.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인기를 몸으로 실감하니 기분은 좋다."
'추노'의 인기가 고공행진 하는 만큼 엔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항간에는 '언년이 데스노트'라는 이름 아래 "언년이 빼고는 다 죽는다"는 낭설도 돌았다. 이다해가 상상하는 '추노'의 결말은 어떨까?
"심지어 형부도 문자 메시지로 결말에 대해 물어보기도 한다. 사실 해피 엔딩이면 좋겠지만 드라마 특성상 새드 엔딩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반전이 있는 엔딩으로, 사람들이 동감하면서도 놀라워하는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곽정환 PD님과 천성일 작가님을 워낙 믿어서 걱정 없다."
이다해는 모든 사적인 스케줄을 '추노' 이후로 미루고 있지만, 사실 드라마가 끝나도 할 일이 많다. 중국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고 할리우드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향후 5년은 결혼할 생각이 없다. 연애가 좋은 건 알고 있지만, 남자를 100트럭 갖다 줘도 마음의 여유가 없다. 올해는 해외 활동을 열심히 해서 연기의 폭을 넓히는 것이 계획이자 소원이다. 그런데 이러다 '추노'가 끝나고 바로 열애설이 나면 거짓말쟁이가 되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