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 남편과 그저 친구처럼… 싸운 적도 없죠 |
서로 '한 성격' 미리 피해…도도해 보이려 엄청 가식적으로 연기 평소엔 생얼에 선글라스만 끼고 다녀 … 립스틱은 꼭 빨간색으로 |
#1. 오전 10시
이승연이 새로 MC로 합류한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의 '토크앤시티' 시즌4 녹화가 있는 날이다. 오후 2시부터 방배동 서래마을 패션로드숍에서 촬영이 있기 때문에, 늦어도 1시까진 현장에서 스탠바이를 해야한다. 그래서 민낯에 약간 부스스한 스타일로 이희에 도착한 그녀는 곧바로 예정 선생님에게 머리를 맡겼다.
-꽤 오랫동안 짧은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하하. 깜빡 속았죠? 제가 몇 년 전부터 늘 짧은 머리로만 공식석상에 등장해서 그래요. 아이 가졌을 땐 머리가 꽤 길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방송만 하려고하면 우선 머리부터 자르게 되더라고요. 짧은 머리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잘 어울린다는 말도 많이 듣기 때문이에요.
-다시 기를 생각은 없나요. 이젠 롱헤어는 못 보나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오늘 제 머리를 만지는 예정 선생님은 벌써 5년째 단골이에요. 그런 만큼 함께 고민을 해봐야겠죠. 하지만 조금 기를 생각은 있어요. 다시 드라마를 하게 됐을 때 감독님이 긴 머리를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아참, 출산 후에 앞머리가 조금 빠져서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지금은 다시 자라고 있어요.
-연예인이다 보니 자주 올 것 같은데요.
▶절대 절대 아니에요. 방송 있을 때만 와요. 미용실 가는 거 좀 귀찮아하거든요. 사실 더 정확히 말하면 집밖에 나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전형적인 '방콕족'이에요.
-평소에 화장을 잘 안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평소엔 거의 화장을 안하고 민낯에 선글라스만 끼고 다녀요. 머리도 그냥 제가 대충하고요. 하지만 입술은 꼭 빨간색으로 발라요. 그럼 화장한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거든요. 호호.
#2. 오전 10시 30분
예상보다 헤어가 빨리 끝났다. 워낙 그녀의 머리가 짧기 때문에 드라이와 세팅으로 살짝 볼륨만 줬기 때문. 15분 정도 지났을 뿐인데 이승연의 갈색 머리가 좀 더 윤기가 나고 찰랑찰랑해졌다. 메이크업을 하려고 이동하기 전에 잠시 시간이 남아 차를 한 잔 하며 결혼과 육아에 대해 담소를 나눴다.
-연하 남편과 살면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은요.
▶뭐, 두 살 밖에 차이가 안나는데요. 그냥 같이 늙어가는 친구처럼 살고 있어요. 남편이 있어서 좋은 점은 '항상 내 편이 있다'는 거예요.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내 편으로 남겨두자는 게 제 신조예요. 좀 비굴하나? ㅋㅋ. 항상 생글생글 웃는 예쁜 얼굴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나쁜 점은 전혀 없답니다.
-부부싸움은 무슨 일로 하게 되나요.
▶안 믿기겠지만 정말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둘 다 '한 성격'하기 때문에 한 번 싸우면 서로 데미지가 큰 걸 알거든요. 그래서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을 때는 싹 피해요. 말하기 싫어할 땐 서로 말도 안 걸어요.
-노산이라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마흔에 애를 낳았으니 걱정할 만도 하죠. 하지만 남편이 옆에서 용기를 많이 북돋아줬어요. 제가 라디오(음악동네) 진행할 땐 만삭 상태였는데요. 제 또래 청취자들 사연의 대부분이 저 때문에 용기를 얻었다는 거였어요. 뿌듯하더라고요.
-아이를 낳고 살은 어떻게 뺐는지요.
▶흐흐, 아직도 없어져야 할 '애들'(살들)이 있어서 지금도 노력 중이에요. 많이 걷고 가끔 락클라이밍으로 땀을 흠뻑 빼곤 하죠. 그런데 밤만 되면 식욕이 생겨나요. 이놈의 식욕, 누가 좀 말려줘야 할텐데….
-일이 많아지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줄텐데요.
▶출산 후 4, 5개월까지 모유수유를 했는데 요즘은 바빠서 끊었어요. 일하러 나가면 당연히 보고싶죠. 하지만 되도록 스트레스 안받으려고 하고, 보는 동안만이라도 더 사랑을 주려고 해요. 다행히 제가 바쁠 땐 남편이 애를 많이 봐줘요. 그럴 땐 남편이 너무 사랑스럽더라고요.
#3. 오전 11시 30분
대부분의 사람들이 헤어와 메이크업을 한 곳에서 하는 것과는 달리 이승연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한다. 그녀가 메이크업을 받는 곳은 이희에서 차로 5분 거리의 신사동 휘오레. 여기선 그녀와 10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은주 원장의 섬세한 붓터치가 돋보였다. 단 1시간 만에 '생얼'의 모습은 사라지고 화사한 여인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여러 사업을 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다른 의류사업은 접은 상태에요. 아기 낳고 병행하려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원래 동업하던 분들과 인터넷 쇼핑몰만 운영하고 있어요. 본업인 방송에만 집중하려고 하고 있죠.
-'토크앤시티' MC를 새로 맡았는데요.
▶처음에 캐스팅됐을 땐 '만약 프로그램이 잘 안되면 모두 제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반응이 좋아 다행이에요. 30~40대 여성들에게 유용한 최신 패션, 뷰티, 라이프 스타일 정보를 전달하는 만큼 저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예전에 '스타일매거진' 진행했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되고요. 개인적으론 잘 몰랐던 핫플레이스까지 하나 둘 알게 돼 너무 좋아요.
-기존 MC인 김효진, 우종완과는 친분이 있었나요.
▶효진이는 오다가다 아는 사이였고, 종완씨는 패션피플이라 이미 잘 알고 있었어요. 제가 김효진, 우종완 두 MC에게 잘 묻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MC도 좋지만 언제쯤 연기컴백을 할 것인지요.
▶대부분의 팬들은 제가 도도한 스타일로 아는데, 실제 제 모습은 털털하고 선머슴아 같은 스타일이에요. 게다가 이젠 애도 낳은 만큼 인간냄새 폴폴 풍기는 푸근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동안 시청자들에게 도도해 보이려고 엄청 가식적으로 연기했거든요. 하하. 빠르면 하반기에 안방극장에 다시 설 예정이에요.
이승연을 비롯해 수많은 연예인들이 이용하고 있는 이곳은 고객을 위한 헤어와 메이크업 외에 헤어케어 전문브랜드(드 이희)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2008년엔 헤드스파와 에스테틱을 접목시킨 새로운 스파공간 '스파 드 이희'를 리뉴얼 오픈했다. (02)3446-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