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사이판, 박선양 기자]더 이상 ‘순둥이’ 이미지는 없다.
6대1의 치열한 주전 경쟁을 뚫어야만 살아남을 위기에 처한 LG 트윈스 ‘차세대 4번타자’ 박병호(24)가 생존을 위한 결의에 차 있다. 쟁쟁한 스타 플레이어들의 잇단 합류로 사이판 전지훈련 초기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던 박병호는 호랑이해인 2010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이다.
박병호는 “자신감을 갖고 경쟁에 임하겠다. 해낼 자신이 있다”면서 “서울에 가면 등에 호랑이 문신을 새길 작정이다. 호랑이띠로 호랑이해를 맞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 올 시즌 목표는 내 나이와 같은 25홈런”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병호는 1루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해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팀훈련이 모두 끝난 새벽 1시에도 홀로 숙소를 빠져나가 스윙 연습을 하는 등 어느 때보다 독하게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통통하고 앳된 얼굴로 순둥이 이미지가 강한 그는 외모는 물론 훈련에서 거친 풍모를 풍기며 변신을 꾀하겠다는 결의에 차 있다.
LG 구단도 박병호가 기대주에서 벗어나 완전한 스타로 자리잡기를 고대하고 있다. 더 이상 차세대 거포가 아닌 현재형 스타로 탄생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박병호는 현재 LG 타선에서 가장 장타력이 좋은 우타 거포이다. 대부분 중장거리 타자들인 LG 타선에서 홈런포로 자리잡을 수 있는 후보자이다.
박병호의 굳은 결의에 박종훈 감독은 반색하고 있다. 박 감독은 “병호만 자리잡는 다면 타선은 걱정이 없다. 이제 해낼 때가 됐다”며 박병호가 경쟁에서 살아남기를 바랬다.
박병호는 국가대표급 선배들과 치열한 1루수 경쟁을 벌여야 한다. 박병호는 현재 사이판 전지훈련지서 새로 합류한 이병규, 이택근을 비롯해 지난 시즌 타격왕 박용택, 최고참 야수 최동수, 그리고 또 다른 좌타 기대주인 ‘작은 이병규’ 등과 1루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물론 1루 경쟁에서 밀려나도 지명타자 자리가 있지만 박병호는 당당히 1루수로서 주전 자리를 꿰차겠다는 각오이다.
상무에서 제대하고 돌아온 지난 시즌 박병호는 큰 기대를 모았으나 못미쳤다. 68게임에 출장해 타율 2할1푼8리에 9홈런 25타점에 그쳤다.‘위기의 남자’ 박병호가 올 시즌에는 만년 기대주에서 벗어나 주전으로 도약하고 중심타자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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