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국화 기자] ‘지붕뚫고 하이킥’의 엉뚱한 캐릭터 이광수. 그의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코믹한 표정, 엉뚱한 대사 등이 낯설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MBC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와 TV CF 몇 편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의 코믹한 모습에 사람들은 개그맨이라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그는 패션 모델 출신의 새내기 연기자다.
“저 개그맨 아니에요”
이광수는 패션 모델로 활동하다 일명 ‘공대 아름이’ CF를 통해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그분이 오신다’ 제작진이 CF 속 캐릭터를 보고 시트콤에 캐스팅 한 것.
그가 CF에서 보여준 이미지, ‘그분이 오신다’와 ‘지붕 뚫고 하이킥’이라는 2편의 시트콤에서 보여준 이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 가지런한 바가지 머리에 콧수염에 겅충하고 엉뚱한 모습은 일관된 모습이다. 심지어 군대 가기 전 극단에서 아동극 ‘오즈의 마법사’를 할 때 그가 맡은 역은 ‘허수아비’라니 TV 속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꼭 들어 맏는다.
그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개그맨 출신이라는 오해까지 사게 한다. 하지만 모델 출신답게 헤어스타일이나 의상에도 관심이 많고 꾸미는 것도 좋아한다. “시간이 날 때는 풍물 시장 등을 돌아다니며 옷을 산다. 찢어진 옷이나 구제 스타일을 좋아한다. 할머니들이 옷 무더기로 쌓아 놓고 파는 것을 한참 골라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너무 기분이 좋다”는 그의 미니홈피를 방문하면 패션 센스를 엿볼 수 있다.
비록 바가지 모양만 선보이긴 했지만 헤어스타일에도 관심이 많다. CF에서 바가지 머리로 주목받은 이후 “왠지 이 헤어스타일로 바꾼 후 일이 잘 풀리는 것 같다”며 고수했지만 최근 헤어스타일을 바꿨다.
“줄리엔 강 옆에서 놀림 당했다”
키도 훤칠하다. 190cm에 나름대로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다. 하지만 1cm 더 큰 줄리엔 강 옆에서는 위출될 수 없다.
수영장 신에서 두 사람의 복근이 공개됐을 때 이광수의 근육은 줄리엔 강의 다부진 몸매에 가려져 “놀림 많이 당했다”. “원래 운동을 했는데 수영장신 때문에 더 열심히 했다. 하지만 줄리엔 강 옆에서 벗은 몸을 비교당한 뒤에는 운동을 잘 안한게 되더라. 힘이 빠진다.” 이날 광수가 선보인 개헤엄은 생애 첫 도전. 이광수는 “이 신으로 감독님께 처음 칭찬을 받았다”며 스스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가 친하게 지내는 출연진은 함께 촬영을 많이 하는 한옥집 식구들. 특히 줄리엔 강과 장난을 많이 치는데 “주로 세트장에서 맨발로 돌아다니니 발이 더러워진다. 그러면 발 크고 더럽다고 매일 놀린다.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데 나보고는 반말 하라더니 자기는 존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말에 서툰 외국인들은 혹여 실수할까봐 모든 이들에게 존대하는게 버릇이 된 탓이다.
“실제로는 조용하고 부끄럼 타는 성격”
이광수의 실제 성격은 극중 캐릭터와 전혀 다르다. 연기하는 게 힘들지 않냐고 물었더니 “연기는 힘들지 않지만 방송에서의 모습을 실제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게 힘들다. 실생활에서도 극중 캐릭터의 나를 원하는데 그건 연기일 뿐이다. 평소에도 계속 연기를 할 수 없는데 분위기 띄워주길 바라고, 웃겨주길 바란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가지 이미지에 고정되는 데 대한 혼란스러움도 있다. 주위에서는 “지금 캐릭터를 바꾸면 손해다” “한 가지 캐릭터에 몰두하면 연기자 생명이 짧다” 등의 이런 저런 충고에 더욱 고민스럽다.
하지만 아직은 신인이기 때문에 역할을 가릴 처지가 아닐뿐더러 “지금 제일 잘 할 수 있는 역이고,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어 캐스팅 하신 것이니 기대에 맡게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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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