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장안동에서 성매매 알선을 하고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퇴폐안마업소 업주 이모(40)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선닷컴 1월22일 보도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5년 4월부터 2년 3개월 동안 성매매 영업을 하고 74억6700만원을 벌어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어떻게 이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고 그 수익은 어떻게 계산됐을까.
이씨는 장안동 '안마거리'에서 잘 나가는 퇴폐 안마업소 '비누방울'을 운영했다. 5층짜리 건물을 다 빌려 지하 1층부터 4층까지는 퇴폐영업을, 5층은 종업원 휴게실로 썼다. 1인당 현금 10만원, 신용카드를 쓰면 11만원씩을 받았다.
경찰은 압수수색해 찾아낸 매출장부와 종업원·건물주 등의 진술을 토대로 하루 평균 남성 89명이 이 업소를 이용한 사실을 파악했다. 현금 요금 10만원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이 업소 하루 평균 매출액은 890만원으로 나왔다.
여기에 이씨가 영업한 날짜 840일을 곱해 모두 74억여원의 성매매 수익금이 산출된 것이다. 2년 3개월간 이곳을 찾은 남성이 7만4000여명이라는 얘기다. 이 수익이 모두 이씨 호주머니로 들어간 것은 아니다.
손님 1인당 5만원을 받는 여종업원들이 전체 매출액 절반을 떼어가고 남자종업원·식당아줌마 월급 등 인건비와 건물 임대료로 20~30%가량 지출된다고 한다. 결국 주인 이씨의 순수익은 매출액 20~30%인 2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검찰은 매출액 전체를 불법 수익으로 간주하고 74억원을 모두 추징키로 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속칭 '삐끼'들의 수입이다. 삐끼가 손님 1명을 데려오면 매출액 10%에 해당하는 1만원을 수당으로 받는다. 성과급 개념이다.
업소에 고용된 삐끼도 있지만 '프리랜서 삐끼'가 더 많다. 삐끼가 가격을 속여 손님에게 13만원을 결제시켰다면 '바가지'를 씌운 3만원과 수당 1만원을 더해 4만원을 챙긴다. 그래서 일부 능력있는 삐끼들은 1년에 억대 수입을 올린다.
이씨는 '비누방울'을 2007년 10월 남에게 넘겼지만 업소가 작년에 뒤늦게 단속에 걸리면서 수년간의 매출 장부가 경찰에 넘어가 구속됐다. '비누방울'은 지하에 요새(要塞)를 구축하고 영업을 해온 터라 적발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이 장안동 퇴폐업소를 상대로 '성전(性戰)'을 시작한 것은 2008년 7월이었다. 5개월 이상 지속된 단속으로 대부분 업소들이 문을 닫았지만, '비누방울'은 마지막까지 '저항'하며 비밀영업을 했다.
"이상했어요. 불은 꺼져있고, 사람들은 건물로 계속 들어가는데, 나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작년 2월20일 밤 이 업소를 적발한 동대문서 여성청소년계 수사팀 관계자의 말이다.
당시 수사팀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모두 훑었지만 사람이 있는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마지막 남은 장소인 지하1층 보일러실을 수색하다 다른 철문이 있어 연장으로 땄더니 놀라운 광경이 나타났다.
육중한 쇠철문이 한개 더 있었고 이 문을 다시 따고 들어가보니 카운터와 욕조가 구비된 화려한 성매매시설이 나타났다. 전시(戰時)라 지하에 두께 20㎝ 넘는 이중 철문을 두른 요새를 만들어놓고 영업을 해왔던 것이다.
또 이 업소는 건물 뒤 주차장 벽을 뚫어 옆 건물로 손님을 내보냈기 때문에 들어가는 사람은 있어도 나오는 사람은 없는 도깨비 건물로 보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