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히트작 '트와일라잇' '뉴문'에 한국계 배우가 출연한 사실을 아는가? 꽃미남 흡혈귀 로버트 패틴슨에게 쏠린 눈을 살짝만 돌린다면 아시아 배우 한 명이 보일 것이다. 그가 바로 한국계 배우 저스틴 전(Justin Chon)이다. 그는 여주인공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학급친구인 에릭 요키 역으로 출연해 영화의 성공과 함께 미국 내 한인 사회에서 최고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 전문 사이트인 코리안비컨(www.koreanbeacon.com)에서 미국내 유명 한국인 10위에 선정됐다. 이 곳엔 '스타트렉'에 출연한 영화배우 존 조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참모 출신 정치인 유진 강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 주 저스틴 전이 한국을 방문했다. 특별한 일정이나 목적이 아닌 개인적 방문이었다. 4일이란 짧은 스케줄 속에 짬을 낸 할리우드 스타 저스틴 전을 만났다.





"돈-명예보다 재밌는 연기하고 싶어요"
'트와일라잇''뉴문'등서 인기…"한국영화 출연 욕심"
가수 브라이언과 친분…김윤석-박중훈 연기에 감동
할리우드 히트작 '트와일라잇' '뉴문'에 이어 '이클립스'까지 출연한 저스틴 전.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영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한국에선 아직 저스틴 전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과 함께 소개 좀 부탁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이 1979년에 이민을 오셨고 현재 사업을 하고 계신다. 연기 경력은 8년째인데, 처음엔 광고와 TV에서 단역 생활을 시작했고, 영화 '그녀가 모르는 그녀에 관한 소문'(Rumor Has It)으로 할리우드에 처음 진출했다. 지금은 여러편의 영화에 출연해 배우조합에 소속됐다.(미국에선 배우조합 가입 조건이 까다롭다)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대학(USCㆍ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인턴십을 했는데 도저히 이 길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년 동안 연기학교를 다녔다. 연기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본격적인 연기생활에 뛰어들었다.

-'트와일라잇' '뉴문'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트와일라잇' 오디션만 7번을 봤다. 보통 3~4번만에 결정되는데, 이번엔 좀 특별했다. 당초 백인 역할이었기 때문인데 감독님이 강력하게 저를 추천했고, 제작자의 검증을 거치느라 오디션이 길어졌다. 결국 시나리오를 고쳐서 에릭 요키 역을 따낼 수 있었다.

-3편인 '이클립스'는 상황이 어떤가?

▶'이클립스' 촬영은 모두 끝냈고 올 6월 개봉 예정이다. 개인적으론 북미지역 프로모션과 팬사인회가 예정돼 있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한국에서도 프로모션이 있길 바란다.

-미국에서 '트와일라잇'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한 번은 촬영 중에 점심 먹으러 나갔는데 50대 아주머니가 카드를 주시더라. 보니까 '트와일라잇 엄마'란 글과 함께 전화번호가 적혀 있더라. 10대는 말할 것도 없고, 아줌마 팬들도 상당히 많다.

-가족들은 뭐라고 하는가?

▶아버지가 1960년대 아역배우 출신이신데 항상 더 배우고 겸손하라고 말씀하신다. 연기는 억지로 하는게 아니고 깊은 연기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라고 조언하신다.

-한국 영화에 대해선 얼마나 아는가?

▶한국영화는 거의 다 본다. 어릴 땐 정우성 고소영이 출연한 '비트'를 가장 좋아했다. 지금은 '추격자'의 김윤석과 '라디오 스타'의 박중훈을 좋아한다. 임창정은 리딩맨은 아니지만 재능이 넘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다. 여배우는 '가족'의 수애와 '밀양'의 전도연을 좋아한다. 드라마는 최근에 '프라하의 연인'을 봤다.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한국 연예계에도 관심이 많은가?

▶난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 사람이다. 한국에서 연기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미국에선 아시아인에게 배역의 한계가 많다. 돈, 명예보다 재미있는 연기를 하고 싶은 욕망이 크다.

-그럼 한국에 친한 연예인이나 인맥이 있는가?

▶가수 브라이언과 친분이 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아론 유 소개로 알게 됐다. 그 외 특별한 인연은 없다.

-앞으로의 스케줄은?

▶미국으로 돌아가면 6월에 '포춘 헌터스'란 인디영화를 시애틀에서 촬영한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데 남자주인공 역으로 백인 여성과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그리고 LA에서 TV쇼와 관련되 오디션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