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력 재단이 지난 14일 탤런트 '이서진 기금'을 설립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의 부인 미유키(幸) 여사는 이씨에게 생일 선물을 했다. 아오모리(靑森)현은 그를 1일 지사로 위촉했다.

1970~80년대 서양 연예인들에 열광했을 때도 일본이 이런 대접을 해준 적이 없다고 한다. 도대체 일본인들은 한국 남자 배우의 어떤 면에 매혹되는 걸까. '한류(韓流) 스타'들의 생김새는 어떤 모습일까.

많은 이들이 대한민국 대표 미남으로 배우 장동건을 꼽는다. 짙은 눈썹, 굵은 쌍꺼풀, 쭉 뻗은 콧날에 입술까지 붉은 장동건은 서구적인 얼굴로 데뷔 직후부터 지금까지 주목받아왔다.

5년 전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번도 내 얼굴이 잘생겼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장동건 망언'이란 유머가 생길 정도였다. 그런 그도 일본에서는 배용준·이서진·권상우·이병헌에 못 미친다. 왜 그럴까?

이서진, 이병헌, 장동건(왼쪽부터).

일본에는 얼굴의 생김새를 분류하는 별칭이 있다. '간장 얼굴(しょう油顔)'과 '소스 얼굴(ソス顔)'이 그렇다. '간장 얼굴'은 동양적 느낌이 나는 얼굴이다. 깔끔한 뒷맛이 느껴지는 맑은 간장처럼 담백하다는 뜻이다.

'간장 얼굴'의 소유자는 쌍꺼풀이 없거나 있어도 얇은 속 쌍꺼풀 정도가 있을 뿐이다.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남자치곤 선이 고운 얼굴이 많다.

반면 '소스 얼굴'은 서구적으로 생긴 얼굴이다. '소스(sauce)'는 일본인들이 즐기는 돈가스에 뿌려 먹는 소스나 우리 파전과 비슷한 오코노미야끼에 끼얹는 소스다. 묵직하면서도 새콤달콤한 고동색 소스처럼 진한 인상이다. 장동건은 '소스 얼굴'에 해당한다.

배용준·이서진·권상우·이병헌처럼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스타들은 '간장 얼굴'에 가깝다. 그런데 하나가 더 있다. 몸이 '소스 몸매'라는 점이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복합형(複合型)이다.

배용준은 하얀 얼굴에 눈웃음이 인상적이다. 서글서글한 이서진은 얼굴에 여백이 많다. 권상우는 곱고 선하다. 이병헌은 이목구비 자체가 뚜렷하진 않은데 거친 인상을 풍겨, 간장은 간장인데 '진한 조선간장'급 얼굴로 볼 수 있다.

이들의 몸매는 하나같이 근육질이다. 여자로 치면 '청순한 글래머'인 셈이다. 유명 일본인 배우 중에는 '소스 얼굴'도 많이 있다. 대표적인 얼짱 스타 기무라 다쿠야, 쓰마부키 사토시가 그렇다.

갸름한 얼굴형 때문인지 뚜렷한 이목구비는 한층 부드럽게 보인다. 강인한 눈빛에 여성성도 있다. 이들 역시 복합형이다. BK동양성형외과 김병건 원장은 "일본인들은 남자답기만 한 얼굴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의 오밀조밀한 얼굴을 좋아한다"고 했다.

"장동건처럼 선이 굵고 뚜렷한 사람보다는 배용준처럼 고운 얼굴을 선호해요. 실제로 일본 남자들이 한 달에 1~2명 성형하러 오는데 사나이처럼 코를 우뚝 세우기보다는 귀엽게 하고 쌍꺼풀도 얇게 하는 편이죠."

일본인 나카무라 미호코(여·31·中村 美子)씨는 "일본에선 배우 오구리처럼 중성(中性)적인 느낌의 남자가 인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일본 배우들은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음반을 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한국 배우들은 연기에 집중하는 편이라서 '신비로운 느낌'까지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