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한국과 일본야구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김성근(68) SK 와이번스 감독이 일본프로야구 거장으로 꼽히는 노무라 가쓰야(75) 전 라쿠텐 감독 앞에서 한국의 강한 결속력과 승부근성을 자랑했다.

21일 일본 도쿄 프린스호텔에서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스포츠전문채널 MBC ESPN이 공동 기획한 한일 명장 김성근 감독과 노무라 전 감독의 대담이 있었다. 이날 대담은 예정 시각을 한참 넘긴 밤 11시가 가까이 돼서야 시작해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일본야구와 비교해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은근히 내세웠다.

김 감독은 "일본이 한국보다 야구 역사가 50년을 앞선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분명 일본이 한국보다 낫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팀을 이루면 한국이 강하다. 특히 국가대항전은 한국이 정말 강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한국은 팀을 이루면 개인 기량보다 팀 기량이 높아지는 팀"이라며 "조직력과 승부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감독은 "일본야구는 현재 기술면에서는 분명히 아시아에서 최고라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후쿠오카돔에서 열린 일본대표팀의 평가전을 보면서 '저 스피드로는 한국의 스피드에게 밀린다'고 확실하게 느껴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은 한국에 비해 야구시설, 장비, 환경, 대우, 팬 등이 월등하지만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면서 "역사에 있어 50년 차이가 나는 한국과 일본의 야구지만 지금은 그 차이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야구는 그 어느 누구라도 노력을 등한시하면 분명히 밀리게 돼 있다"고 따끔한 충고를 가했다.

노무라 감독은 "국제대회에서의 한국야구는 충분히 전세계 야구를 누를만할 강팀이었다"고 인정한 뒤 "야구는 강팀이라고 무조건 이길수 없는 특이하면서 의외성이 많은 스포츠이다. 그게 바로 야구의 매력이다. 경제, 일기예보처럼 야구도 정말 예측불허다. 그래서 야구는 정말 사랑할 수 밖에 없다"고 웃었다.

이어 "야쿠르트 감독 재직 시절 애리조나 전훈 때 메이저리그 감독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다"는 노무라 감독은 "파워나 체력에서는 메이저리그가 최강이지만 머리로 생각하는 야구는 일본이 강한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아시아 야구는 생각하는 지력을 높일 필요가 분명히 있다. 내게 야구는 지략의 스포츠라고 각인돼 있다. 매 공 한 개 마다 많은 생각을 요하는 스포츠가 바로 야구다"고 야구예찬론을 펼쳤다.

한편 김 감독과 노무라 감독은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 같은 일본 교토 출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어 김 감독이 나온 모교인 가쓰라고가 노무라 감독 친형의 모교라는 점에서 동향에 선후배 사이라는 점을 확인해 더욱 친밀감을 느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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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노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