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을 퇴치하는 세계무대에서 이제 한국 해군은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습니다."
18일 오전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열린 청해부대 2진 귀국 환영식에서 2명의 해군 장교가 관심을 끌었다. 해군특수전여단(UDT) 소속으로 검문검색팀장으로 활약한 이근(26) 중위, 그리고 통역관 임무를 맡았던 이현찬(28) 중위이다. 이들은 작년 3월 청해부대 1진인 문무대왕함을 타고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된 데 이어, 현지에서 2진인 대조영함 근무에도 자원, 남들보다 2배나 긴 파병 임무를 수행했다.
해적선에 직접 투입돼 해적을 제압하는 임무를 수행한 이근 중위는 경력도 특이하다. 3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미국 버지니아 군사대학을 졸업했다. 이근 중위는 미국 시민권이 있어 한국 군 입대 의무가 면제됐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국행을 택했다고 한다. 이근 중위는 "미 해군에도 특수전 부대가 있지만 기왕이면 조국의 해군 장교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파병 기간에 두 차례나 직접 해적선에 승선해 해군 내에서 '해적선 승선 검색의 달인'으로 불린다. 해적들이 목숨을 걸고 나서기 때문에 승선 검색은 완벽한 작전 능력과 두둑한 배짱 없이는 수행하기 어려운 임무이다. 장시간 고속보트를 타고 검문검색하면서 소말리아어와 함께 영어로 심문하므로 활약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한다. 그의 활동으로 해적행위 증거자료 확보와 해적들 신상 파악, 피랍 직전이던 어민의 구출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근 중위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6살 때부터 익힌 수영 실력은 한때 전미 16강에 들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의 수영 영웅인 마이클 펠프스와도 시합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근 중위는 "특수전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다음엔 기회가 오면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통역관이었던 이현찬 중위는 1진으로 출발할 당시부터 2진 근무까지 희망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연세대 상경학부를 다니다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경제과를 졸업한 인재이다. 이현찬 중위는 "청해부대의 통역관 임무가 적성에 맞았고, 선박들이 해적의 공격을 받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들을 위해 교신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보람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전역하게 되면 UN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작년 7월 중순 진해항을 떠난 뒤 186일 만에 돌아온 대조영함은 임무 기간 중 총 6만7717㎞를 항해했으며, 모두 25회에 걸쳐 592척의 선박을 호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