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8시쯤 부산 서면 롯데호텔 3층 '점프 전용극장'(☎051-810-7000). 일본인 관광객, 가족단위, 젊은 연인 관람객들로 북적댔다. 500여석 중 70% 이상의 자리가 찼다. 이 극장 이우현 홍보마케팅팀장은 "지난 9월 10일 해운대에서 서면으로 이사온 후 공연당 좌석 점유율이 10~20%가량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역 젊은 층들이 몰리는 '서면'이 부산의 '대학로'를 꿈꾸고 있다. '점프 전용극장'에다 쥬디스태화백화점 쪽의 은아빌딩 지하 2층의 'BB씨어터'(☎051-804-2252)와 밀리오레 6층의 '솜사탕 아트홀'(☎1566-7050)이 지난 12월 18일 문을 열고 가세했다. 소극장 삼국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들 극장은 걸어서 10~15분 거리에 인접해 있다.
롯데호텔의 '점프 전용극장'은 제목처럼 코믹 무술 퍼포먼스인 '점프'만을 공연하는 전용 극장이다. 530여석 규모다. 평일 오후 8시, 토·공휴일 오후 5시·8시, 일 오후 6시(월 쉼) 등의 공연을 하고 있는데 평소 60~70% 이상의 좌석이 차고 있다. 지난 연말엔 80~90% 이상의 좌석 점유율을 자랑했다. 롯데호텔을 비롯, 뷔페·팝레스토랑 등과 패키지 상품을 개발, 판매하는 등 지역의 대표적 문화관광 상품에도 도전 중이다.
길 건너 쥬디스태화 쪽엔 'BB씨어터'와 '솜사탕 아트홀'이 포진 중이다. 'BB씨어터'는 비보이 전용극장이다. '비보이'는 부산 용두산공원에서 발상한 것으로 알려진 춤. 자신의 발상 성지(聖地)에 전용극장을 마련한 셈이다. 이 극장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공연하고 있다. 종연일이 정해지지 않은 '오픈 런'이다. 극장은 은아빌딩 지하 2층에 270석 규모다.
'BB씨어터'는 지난 12월 31일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정동진으로 떠나는 새해맞이 기차여행'에 공연 관람을 포함시킨 상품을 개발, 시판하기도 했다. 이 여행 참가자에게 무료입장권을 경품으로 주거나 극장과 가까운 부전역에서 탑승하는 여행객에겐 공연 티켓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었다. 이 극장측은 "연말엔 송년 분위기를 타고 거의 모든 좌석이 다 찼고, 요즘은 70%가량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솜사탕 아트홀'은 현재 전용 극장이 아니다. 첫 공연으로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를 올린 뒤 서영은, 나윤권 등의 송년 콘서트를 열었다. 이곳 역시 지난 연말엔 자리들이 꽉 찼다. 올 들어서는 다음 공연 작품을 기획 중이다. 1관 400석, 2관 250석 규모의 극장이다. 2월부터 '순정만화' '뉴 보잉보잉' 등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또 관객 참여 추리극인 '쉬어매드니스'를 3월 2일부터 2개월간 공연해 본 뒤 반응이 좋으면 오픈 런으로 간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솜사탕 아트홀'측은 "3개 소극장들이 연착륙, 서면 지역에 '소극장 벨트' '공연 문화 존'을 형성하면서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서면을 '부산의 대학로'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3개 극장은 교차 관람을 할 경우 서로 할인해주거나 상호 마케팅을 하는 등으로 아예 동맹을 맺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는 쥬디스태화 일대를 '젊음의 거리' 등 '3색 테마거리'로 만들려는 부산진구의 계획과 맞물려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