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박현철 기자]"(임)재철이 형이 그렇게 이야기하셨어요. 넌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고".

개인 훈련이 끝난 뒤에도 잠실 구장을 찾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데뷔 해였던 2000시즌 한화 유니폼을 입고 10승을 거두며 될성 부른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후 침체기를 걸었던 우완 조규수(29. 두산 베어스)가 다시 1군 무대에 서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05시즌 이후 4년 간 병역 복무-부상 등으로 인해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던 조규수는 지난해 11월 16일 내야수 이대수(29. 한화)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에 둥지를 틀었다. 갑작스러운 트레이드가 낯설 수도 있었으나 그는 임재철(34)-지승민(32) 등 고교(천안 북일고) 선배들의 도움 덕택에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12일 잠실 구장에서 만난 조규수는 고교 3년 선배이자 팀 선배가 된 지승민과 함께 훈련에 열중했다. 곁에서는 박동일 트레이닝 코치가 무릎 앉아 자세로 튜빙에 열중하던 조규수의 팔 각도를 조정해주었다.

코칭스태프들은 쇄골과 어깨, 팔꿈치까지 일직선상으로 만든 뒤 팔을 꼿꼿이 세운 바른 자세로 운동하길 바란다. 튜빙이 반복될 수록 조규수의 팔이 들어 올려질 때마다 박 코치는 위치를 조정해주며 바른 자세로 운동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투구폼이 나쁘면 결국 공이 나빠지게 마련이잖아요. 특히 자세를 바르게 교정해서 굳히는 일은 망가뜨리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힘드니. 지금은 자세를 똑바로 교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이적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지승민의 집 근처에 거처를 구한 조규수는 "조 기사입니다. 조 기사.(웃음) 자주 승민이 형 픽업하러 다니는 거에요"라며 웃었다. 확실히 이적 초기에 비해서는 마음이 많이 편해진 것 같았다.

지승민 또한 후배의 재기와 자신의 2010시즌 맹활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조규수와 함께 근처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 보강 훈련 프로그램을 충실히 소화하며 좋은 선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하체 보강 훈련에 나선 조규수는 이 이야기를 꺼냈다. 자칫 팬들에게서 잊혀질 뻔 했던 만큼 이를 상쇄하려면 정말 대단한 연습량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얼마 전 재철이 형이 그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넌 정말 엄청난 땀을 흘려야 한다고. 보통 선수들이 하는 운동량보다 훨씬 많은 훈련을 하면서 더 많은 땀을 흘려야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와 함께 프로 무대를 밟았던 동기생 이승호(29. SK) 또한 오랜 부상의 질곡을 딛고 팀의 주축 좌완 투수로 다시 우뚝섰다. 이승호 만큼의 뼈아픈 시련은 아니었으나 그보다 더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조규수가 지금 흘리는 땀방울을 값진 열매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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