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도 미국 영화 '졸업(The Graduate)'에서는 연상의 여인이 남편의 로펌 파트너 아들인 한 대학 졸업생을 유혹한다.
그녀의 이름은 ‘미시즈 로빈슨(Mrs. Robinson).’
이 영화를 연상케 하는 이야기가 실제로 아일랜드에서 발생해, 연일 영국 언론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주인공은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총리 격인 피터 로빈슨 제1장관의 부인 아이리스 로빈슨(60). 아이리스의 상대 남자는 그녀보다 39살 아래인 커크 맥캠블리(McCambley·21)다.
공교롭게도 영화 ‘졸업’에서 갓 대학졸업생 벤저민 브래덕(더스틴 허프먼 분)을 유혹했던 여인과 이름이 같다. 미시즈 로빈슨은 사이먼 앤 가펑클이 이 영화 배경음악으로 부른 경쾌한 노래의 제목이기도 하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언론은 연일 장관의 부인 아이리스를 ‘로빈슨 부인’이라고 칭하며 기사를 쏟아낸다.
로빈슨 부인은 2008년 3월 한 친구의 장례식에서 당시 19세였던 커크를 만났다. 커크는 고인(故人)의 아들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그 후 당시 구의원이었던 로빈슨 부인이 강변개발 프로젝트의 하나로 구(區) 소유의 카페 운영자를 공모한 뒤, 커크를 선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커크의 친구들은 “로빈슨 부인이 수시로 카페에 찾아와 몇 시간씩 머물렀다”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커크가 그녀를 대놓고 유혹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로빈슨 부인은 이어 영향력을 행사해 2명의 부동산 개발업자에게서 5만 파운드(9000만원)를 끌어다가 커크의 카페에 투자하도록 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커크는 BBC 방송에 “로빈슨 부인이 그 중 5000파운드를 현금으로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로빈슨 부인은 “가족을 잃은 남자를 지원하고 ‘벤처 사업’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1년 반 전에 ‘짧은’ 외도를 하게 됐다. 잘못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르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자살 소동도 빚었다.
남편인 로빈슨 장관은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같은 당 의원들조차 “사생활이 공직 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그의 주장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로빈슨 부부는 1970년에 결혼,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