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인류와 유인원의 중간 단계인 네안데르탈인이 화장을 했다는 연구결과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보고됐다고 영국 BBC가 9일 보도했다.
연구진들은 "스페인의 무르시아(Murcia) 섬에서 화장을 하는데 쓰이는 것으로 보이는 조개들을 발견했다"며 "이것은 네안데르탈인이 상징적인 사고를 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의 조앙 질하오(Zilhao·영국 브리스톨대) 박사는 "이 조개들은 (화장하는데 쓰이는) 색소들을 저장하고 섞는 용기로 쓰였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들이 보디페인팅을 했다는 것은 알려진 적이 있지만, 다양한 색 조합으로 화장을 했다는 것은 처음 밝혀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조개와 함께 파운데이션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노란 색소 덩어리도 발견했다. 반짝거리는 검은 광물조각이 함유된 빨간색 파우더도 함께 발견됐다. 네안데르탈인은 빛나는 빛깔의 조개를 조각해 장신구로 사용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연구진들은 자신을 치장하고 의식(ritual) 절차를 위해 화장을 해온 것은 현재 인류(modern humans)가 처음이라고 생각해왔다. 후기 구석기 시대에 네안데르탈인과 인간이 공존했던 시기가 있어 이 유물들을 인간이 사용했던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질하오 박사는 "이 유물들은 적어도 이 시기보다 1만년 정도 앞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립역사박물관의 크리스 스트링어(Stringer) 교수는 "이번 유물들은 네안데르탈인이 두뇌가 떨어진다는 기존의 인식을 뒤집어줄 증거가 될 것"이라며 "형편없는 짓을 하는 축구팬이나 정치인들을 그동안 신문 헤드라인에서 '네안데르탈인'이라고 표현해 왔는데 곧 이 표현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 2010.01.09. 19:41업데이트 2010.01.0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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