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에 대한 폄하 발언으로 비난을 받았던 일본 산케이 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68) 서울 지국장이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단어 해석의 차이에서 온 오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9일 산케이에 실린 ‘비빔밥, 테러?’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비빔밥이 보기 좋게 나오지만 먹을 때는 엉망진창으로 마구 비벼먹어 비빔밥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이 양두구육이라 느낄지 몰라 유머러스하게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6일 ‘비빔밥은 괴로워’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비빔밥을 먹으러 간 미국인이 양두구육에 놀라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써 논란이 됐다.
우리 국민의 감정을 자극했던 ‘양두구육’이란 표현에 대해 그는 “일본에서는 겉보기와 실제가 다르다는 뜻으로 가볍게 잘 쓰지만, 한국에서 이 말이 꽤 심한 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양두구육’이라는 표현을 마음에 거슬려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비빔밥을 ‘세계화’하겠다고 해 외국인으로 한국에서 30년간 살면서 먹어보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말한 건데, 한국사회가 좀처럼 납득하려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비빔밥관련 발언으로 한국에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살해 하겠다’, ‘살고 있는 곳이 어디냐’는 등 협박 전화까지 걸려와 경찰의 경호가 필요할지도 모를 상황”이라고 했다.
구로다 지국장은 “사실 난 비빔밥을 매우 좋아한다. 요즘 부지런히 먹고 있다”는 말로 칼럼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