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대행을 맡은 이후 8게임에서 7승1패. 대한항공의 새 기장 신영철의 성적표다. 그의 취임이후 대한항공은 4연승과 3연승을 내달렸다.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거푸 꺾었고, LIG손보도 물리쳤다. 팀 성적도 2라운드 중반 4승5패에서 8일 현재 11승6패로 좋아졌다. 3위 LIG손보(12승5패)를 바짝 추격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신영철 감독대행이 좋은 선수자원을 경기력 극대화로 이끌었다고 한목소리다. 실제로 그는 감독이기에 앞서 심리 전문가에 가깝다. 스쳐가는 듯한 발언도, 정식교육도 선수의 마음을 절로 움직이게 한다. 낮은 톤의 말로 선수들을 경쟁시켰고, 따뜻한 음성으로 선수들의 기를 살렸다. 9일 삼성화재 전에 앞서 며칠간 선수들에게 한 그의 말은 심리 전문가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의 대표적인 주장은 "열심히 했으면 승패에 관계없이 고개를 들고 퇴장하라. 그러나 열심히 하지 않았으면 이겼어도 고개를 숙이고 퇴장하라"이다. 혼신의 힘을다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 하듯 "준비하는 선수만이 출전할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선수는 기회가 없다. 언제든지 출전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3명의 센터를 번갈아 기용하고, 레프트도 많이 바꿔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선의의 경쟁으로 전력 극대화를 꾀한 그는 부담감을 풀어주는 방법도 안다.

"승패에 연연하지 말라. 다만 오늘이 마지막 게임이라고 생각하라. 그러면 겁날 게 없다"고 강조한다.

또 삼성화재전을 의식해선 "상대는 능력이 뛰어나다. 스스로 게임을 만들어갈 줄안다. 요즘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결코 흔들릴 팀이 아니다"라고 분석을 한뒤 "삼성화재라도 매 게임 잘할수는 없다"고 말해 선수들에게 희망을 심어준다.

이어 "우리는 승리에 대한 의욕이 있다. 게임을 할수록 위기에서 안정감을 찾았다. 이제 불안감이 없어진 팀이다"라고 대한항공의 강점을 찾는다.

신영철 감독대행은 "급하면 진다. 급하면 범실이 많아진다. 여유있게 플레이하면 결국은 이긴다"라며 세뇌를 하듯 말했다.

그는 자신감 이식이 끝나면 마음 풀기를 한다. "편하게 하자. 그리고 자신있게 하자. 우리는 우리의 힘을 믿는다."

그는 자신들보다 더 높은 배구선수는 없다고 말해 웃음도 유도한다. 그 이유는 하늘을 나는 비행기 회사의 선수들이기 때문이란다.

선수 마음읽기로, 경쟁체제 확립으로 초반 쾌주를 하고 있는 신영철 감독 대행, 그의 행보 최대 고비는 삼성화재전이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신영철 사령탑보다 수가 높은 마음읽기의 대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 이상주 기자sjle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