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연간 7000만명 이상의 외국 관광객들이 찾는 여행 선진국답게 다양한 숙박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샹브르 도트(농촌민박)가 서민층 숙박시설이라면, '샤토 호텔(Chateaux Hotel)'은 최상류층이 호텔 대신 이용하는 최고급 숙박시설이다. 샤토 호텔이란 중세시대에 지어진 귀족들의 주택인 고성(古城)을 호텔로 개조한 것을 말한다.

대개 건물 겉모양은 옛 샤토 모습 그대로이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최신 시설로 개조하고, 사우나·헬스장·수영장 등 부대시설까지 갖춰 여느 고급호텔 못지않은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샤토 호텔은 유명 셰프(chef·요리사)를 고용, 지역 특산 요리도 함께 제공함으로써 색다른 식도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 있는 한 샤토호텔(중세 귀족의 고성을 개조한 호텔)의 스위트룸. 하룻밤 숙박비가 450유로(한화 약 80만원)에 이른다.

프랑스의 샤토 호텔은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고성이 밀집한 루아르 지방, 유명 와인 산지인 보르도, 부르고뉴 지역에 특히 많다. 숙박료는 일반 호텔보다 훨씬 비싸다. 2인 1박 기준으로 대개 300~400유로(55만~70만원)가 넘는다.

하지만 샤토 호텔은 보통 방이 10개 미만으로 투숙객들이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최상류층 고객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름·겨울 바캉스 시즌의 경우 유명 샤토 호텔은 몇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방을 잡을 수 없을 정도다.

샤토 호텔이 늘어나면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 샤토 호텔을 체인화해 등급을 매기고, 인터넷 예약을 대행해주는 사업체도 성업 중이다. 샤토 호텔 협회(Relais & Chateaux)도 그런 사업체 중 하나. 1954년 프랑스의 샤토 호텔 8개로 체인사업을 시작한 이 협회는 현재 480여개 샤토 호텔을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회원 샤토 호텔이 올린 매출액은 10억유로(1조8000억원). 이 협회가 운영 중인 인터넷 예약사이트(www.Relaischateaux.com)에는 매달 50만명의 고객이 접속하고 있다. 회원 호텔의 시설, 소재지, 서비스 내용 등을 모두 소개하는 700페이지짜리 샤토 호텔 가이드북을 매년 80만부씩 발행한다.

이 업체 욤므 타피에스(Tapies) 사장은 "상류층 고객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회원 샤토 호텔에 대한 시설 및 서비스 품질에 대한 평가를 엄격히 실시해 매년 30~40개 샤토호텔을 퇴출시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