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걸프렌즈'의 박애주의자 진 역의 한채영

영화배우 한채영(29)을 설명하는 몇 가지 코드가 있다. 화려함, 글래머, 바비인형, 여신…. 품절(Sold Out)도 있다.

열아홉 때 만난 남자친구와 스물여덟에 결혼, 일찌감치 ‘품절녀’를 예약한 한채영은 안타깝게도 유부녀다. “뭐 아까워요. 스물여덟에 결혼했으면 충분히 할 때 돼서 한 건데”라며 후회 않는다. “결혼 전에는 항상 외롭고 그런 마음이 있었는데 결혼하고 나서 마음이 안정된 듯한 느낌이예요. 남편은 항상 내 편이거든요.”

남편이 이상형은 아니란다. “자상하고 친구 같은 스타일”이라는 한채영은 “이상형은 이상형, 남편은 현실”이란 구분이 뚜렷하다. “현실이 더 좋을 때가 있잖아요. 나를 많이 위해주는 사람과 결혼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SS501’ 김현중(23)을 이상형 월드컵 결승까지 올리고, ‘FT아일랜드’ 홍기(19)를 이상형으로 언급한 한채영의 이상형은 아이들(idol)인 것인가. “아이들 좋아한다고 남자로서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요”다. “약간 귀여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다.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영화 ‘걸프렌즈’까지 올해 한채영은 바삐 달려왔다. 공교롭게도 세 작품 모두 남자 주인공의 첫사랑 역이다. 첫사랑 트리플 크라운을 얹은 한채영, 스스로도 이런 우연이 있나 싶다.

한채영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보인다. 물결치는 헤어스타일은 그리스 신화풍이고, 초리가 살짝 올라간 눈매는 디즈니 만화영화 속 주인공 같다. 존재 자체가 하나의 판타지인 한채영을 꿈같은 첫사랑에 대입하면 답이 나온다.

아니나 다를까, “나 ‘포카 혼타스’에 나오는 주인공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라며 씨익 웃는다.

한채영은 자신의 화려한 생김을 잘 알고 있다. 촌스러운 한채영? “배우가 변화도 필요하겠지만 관객들이 따라올 수 있는 한에서 변화를 줘야지 자기 맘대로 180도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란 생각이다. 화려함의 매력은 “배우로서 감춰야할 건 아닌 것 같고, 어느 정도는 최대한 장점을 살리는 게 좋은 것 같다”고도 여긴다.

딱 한채영인 영화 걸프렌즈도 비슷하게 해석된다. 섹시함과 완벽함을 겸비한 ‘진’은 한채영 이미지 그대로다. “저는 진이 역할이 제일 맘에 들었어요. 나한테 제일 맞는 옷인 것 같고. 요즘 들어서 더 그런 건데 강한 역할이 더 좋더라고요. 너무 여성스럽고 귀여운 것보다, 센 여자들 있잖아요. 그런 센 캐릭터가 좋아요.”

많은 여성들이 한채영에게 궁금해할 법한 한 가지.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비결은 무엇인가. 도대체 뭘 먹으면 되는가. “전 채소 싫어해요. 고기 좋아해요”라고 귀띔한다. “왜 외국에서 살다온 사람들 보면 어릴 때부터 볼륨감이 있잖아요. 그게 치즈, 고기 같이 먹는 것과도 관계되는 것 같아요”란 추측이다. “뚱뚱해질 수도 있다”는 부작용은 주의사항이다.

여덟 살부터 스무 살 때까지 한채영은 미국에서 살았다. 할리우드 진출 가능성은? “트라이 하고 있어요. 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