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다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을 열렬히 지지하는 독자라면, 그리고 그의 신작 《로스트 심벌》의 예비 독자라면 이 책 《프리메이슨, 빛의 도시를 건설하다》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 《로스트 심벌》에 대한 최고의 해설서로 아마존이 선정했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에서 꽤 이름을 날리던 CF 감독 출신의 저자 크리스토퍼 호댑은 32세 되던 1998년 프리메이슨의 라이트 메이슨 지부에 가입, 관련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프리메이슨 건축물 전문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음모론이 특히 발달한 미국에서 이 비밀결사에 대한 풍문은 무수하다. 인터넷에는 미국을 건국한 위인들과 미국 대통령들이 대부분 프리메이슨이었다고 주장하는 글들이 떠돌아다닌다. 또 프리메이슨으로 구성된 전 세계 '일루미나티' 회원들이 미국 정부는 물론 국제 금융까지 지배한다고 믿는 음모이론가들의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프리메이슨은 언론과 다국적 기업을 장악했으며, 심지어 장애인 전용 주차공간의 사용자를 결정하는 권한까지 갖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그 모든 오해를 걷어내고 있다. 사실 프리메이슨은 특별한 형제애를 바탕으로 맺어진 조직으로, 전 세계에 회원이 있을 만큼 규모가 크다. 또 미국 역사와 맥을 같이할 정도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조직이다. 프리메이슨 회원은 1717년 6월 런던에서 열린 성 요한 축일 이후 역사에 공식적으로 등장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중세 석공(石工)들의 길드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지만 정확한 기원은 알려져 있지 않다. 이념적으로는 인도주의적 박애주의를 지향하는 우애단체로 대개 절대자를 믿는다는 선언을 포함, 여러 방식으로 도덕적이고 철학적인 이상을 나눈다. 현재 미국 200만, 영국 50만명 등 모두 500만명의 회원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근대사회의 도래와 더불어 런던에서 탄생한 프리메이슨의 이념은 당시로서는 대단히 획기적인 것이었다. 새로운 수도인 워싱턴 DC와 국회의사당 건설은 미국 프리메이슨 회원들에게 근대와 고대의 프리메이슨 이념을 결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다. 즉 사변적인 프리메이슨 이념을 석조 기술에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도시를 세운 것이다. 그들은 프리메이슨 이념을 토대로 컬럼비아주에 뉴아틀란티스를 건설하고 싶어했으며, 그대로 실현했다.
이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프리메이슨 회원들은 두 줄기 강이 복잡하게 얽힌 열악한 늪지대에 초석을 세우고, 이곳에 연방도시가 생겨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과거 역사에 등장했던 어떤 문명도 이처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수도를 창설한 적은 없다. 이 새로운 도시는 미국 헌법만큼이나 세심한 계획 단계를 거쳐 완전히 혁명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워싱턴 DC에는 또 다른 수수께끼와 이를 푸는 열쇠들이 숨겨져 있다. 프랑스의 저명한 건축가이자 도시계획자인 피에르 랑팡이 디자인한 이 도시의 설계도에는 수평선과 수직선, 대각선과 원들이 신비하게 얽혀 있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일정한 패턴, 즉 펜타그램이라 불리는 5각형의 별 모양, 직각 자, 컴퍼스 등 프리메이슨의 상징과 같은 문양들을 볼 수 있다. 미국 건국 당시의 대통령·장군·건축가·공상가·외교관·과학자·애국자와 일부 반역자들까지도 프리메이슨 회원이었다.
미국의 건국은 지금까지 계속된 수많은 역사적 도미노 작용 중에서도 미궁처럼 복잡하고 흥미진진한 과정을 거쳐 일어난 사건이다. 미국은 유일무이한 인물들과 환경에서 시간에 정확히 맞추어 건국되었다. 미국은 혁명의 불길 속에서 등장한 다른 나라들과는 탄생 배경이 다르다.
이 책은 링컨이 훗날 "자유 속에서 세워지고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명제를 추구하는 새로운 국가"라던 나라를 창조해낸 바로 그 순간에 관한 기록이다. 또 훗날 미국 수도가 된 신도시 건설 과정에 공헌한 프리메이슨 회원들의 신비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미국 국회의사당 초석 비문의 암호 '5793'의 비밀, 국방부 펜타곤 건물 지붕의 펜타그램 모양에 담긴 미스터리, 고대 이집트의 태양신을 상징하는 170m 높이의 웅장한 오벨리스크 등 현재 워싱턴 거리 곳곳에 있는 프리메이슨의 상징들을 찾아 나선다.
입력 2009.12.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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