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럽고 예쁘고 맛있는 영화

이번엔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예쁘고 맛있는 영화 한편입니다. 모두에게 좋은 영화겠지만 특히, 여성분들한테 많은 것들이 다가올 것 같은 영화 '웨이트리스'입니다.

먼저 슬프게도 이 영화의 각본을 쓰고 감독까지 했으며 영화 속에 '돈'역으로 직접 출연까지 한 '아드리엔느 셀리'는 영화가 개봉하기 얼마 전 불법체류자에게 살해를 당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작품을 남겼는데, 그녀의 영화를 더 볼 수 없다니 너무나 원망스럽네요.

이 영화 '웨이트리스'는 기본적으로 한 시골도시에서 파이를 만드는 웨이트리스가 불행한 결혼생활과 현실을 딛고 새로운 자신을 찾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한 시골마을 레스토랑에서 파이를 만들면서 웨이트리스를 하고 있는 '제나'는 의처증을 가지고 있는 남편 때문에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에 대한 애정도 이젠 없고, 그저 몰래 도망쳐서 '파이만들기 대회'에 나가 우승하여 그 상금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희망 아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던 중 설상가상으로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된 그녀. 그녀는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현실에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이 무슨 또 심각한 영화인가 할지도 모르겠는데, 영화의 분위기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랍니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분위기에 아기자기한 배경과 음악이 주를 이루고, 여기다 중간 중간 코믹장면까지 있습니다.

처음 소개할 때 맛있는 영화라고 했었죠. 영화 전반에 재밌는 이름을 가진 너무나 맛있게 보이는 여러 파이들이 군침을 돌게 합니다. 배고플 때는 보지 않는 게 좋을 듯합니다. 보다가 당장이라도 파이를 먹으러 달려갈지도 모를 것 같아서요.

무료한 일상과 좌절 속의 현실이지만, 언제까지 그렇지는 않겠죠. 돌아보니 그녀의 주변엔 많은 게 있습니다. 살짝 외도 같기도 하지만, 잊었던 그녀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잘생기고 멋진 산부인과 의사. 같이 일하는 웨이트리스 동료들과의 어울림. 식당주인인 까다로운 조 할아버지의 충고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이제 태어나게 될 그녀의 아기가 있습니다.

아 참. 그리고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파이를 빼놓을 수는 없죠. 이 모든 조연들의 도움으로 그녀는 그녀의 인생에서 새로운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 마음가짐이 바뀌니 불안한 존재였던 그녀의 아이도 희망으로 바뀌네요.

그녀는 태어날 아기에게 이런 글을 남깁니다. '아가에게. 이다음에 누군가가 너를 20분 동안 안아주기만 하기를 바란다. 떨어지지도 않고 네 얼굴을 보지도 않고 키스하려고도 않고 말이다. 그냥 너를 팔로 감싸고, 아무 이기심 없이 너를 꼭 안아주는 거야'

'제나' 역시 이런 사랑을 하고 또, 받을 자격이 갖춰진 것 같은데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갖가지 파이처럼 그 향기와 맛이 정말 따스하고 맛있게 느껴지는 영화 '웨이트리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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