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태백 등 강원 남부지역에 휘몰아쳤던 가뭄 사태를 기록한 백서가 출간된다. 태백시는 가뭄백서에 대한 최종보고회를 갖고 내달초쯤 발간해 정부 부처와 전국의 자치단체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백서에는 가뭄으로 인한 태백지역의 피해 규모가 2000억원에 육박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가뭄피해 2000억원

태백시가 발간하는 가뭄백서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가뭄 피해 규모다.

한국방재협회에 의뢰한 이번 가뭄백서 용역에서 가뭄 피해는 일상생활 피해, 정신적ㆍ사회적 피해, 환경피해, 산업피해, 공공부문 피해 등 영역별로 구분해 산정했다.

그 결과 태백시 전 지역을 대상으로 피해액을 산정할 경우 피해 금액이 1949억7700여만원에 달했다. 가뭄 기간은 87일로 적용했다.

일상생활 피해는 일회용품 구입, 난방시설 수리ㆍ교체, 부식 구입, 세탁비, 병원 진료비 등을 피해로 환산해 134억여원이 나왔다.

올 초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던 태백시가 이를 교훈으로 삼고 역사로 남기기 위해 가 뭄 백서를 발간한다. 사진은 지난 2월 자원봉사자들이 전국에서 모여든 생수를 배달 하는 모습이다.

농업, 축산업, 수산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산업피해는 338억원으로 분석됐다.

용수공급 개발, 비상급수, 물탱크 설치, 전염병 예방 등 공공부문 피해도 47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정신적ㆍ사회적 피해로 모두 1430억원으로 산출됐다.

한국방재협회는 "검증된 피해조사 방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실제 피해액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가뭄피해액 산정을 설문조사 방법에 의해 시도했다는 점과 피해 규모를 계량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피해 규모 산출 방법은 가뭄에 대한 정부의 관심 유도를 위해 본지가 지난 4월 분석해 보도한 내용과 유사하다.

◆가뭄 교본이 되길

백서에는 가뭄에 대비한 태백시의 대책도 담겼다.

지난 가뭄에 비춰 태백시의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하루 최소 2440㎥ 이상의 용수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노후관로 개선을 통해 누수율을 22%까지 향상시키면 약 64만6000t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뭄 대책으로 검토됐던 식수전용 저수지 2개소도 다시 추진하는 한편 광동보조댐 개발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물 부족과 가뭄피해에 대한 지원 및 수계협력 방안으로 정부에 ▲특별재난 지역선포 ▲노후관로 교체 지원 ▲용수공급 전용 댐 건설 지원 ▲태백수계 협력방안 및 지방 상수도 통합운영 협의회 구성 등을 요청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태백시는 "물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적 성원과 시민의 가뭄 극복 의지를 역사의 기록으로 보전하고 관련법 개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백서를 만들었다"며 "가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대처 방법의 교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가뭄백서는 최종 교정작업을 거쳐 내달 7일 정부 중앙부처와 전국 자치단체 등에 배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