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작가' 유시민의 열풍이 거셉니다. 예약판매 때부터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어오더니 10월 출간 이후 2주 만에 부동의 1위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습니다.
책은 '청춘의 독서'라는 제목대로 자신이 대학 때 감명 깊게 읽은 14권의 책을 골라 오늘날 젊은이들을 상대로 꼭꼭 씹어서 먹여주는 내용입니다. 그 14권에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다윈의 《종의 기원》, 맬서스의 《인구론》, 푸시킨의 《대위의 딸》 같은 서양고전과 맹자의 《맹자》, 사마천의 《사기》 같은 동양고전,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선언》,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조지의 《진보와 빈곤》 같은 사회과학 서적, 그리고 국내 책으로 최인훈의 《광장》,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미 유시민은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쓴 적이 있습니다. 또 정치인이 저술활동을 통해 '깨끗한' 정치자금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도도 평가해줄 만합니다. 다만 사실상의 '추천도서'라고 할 수 있는 목록에 들어 있는 리영희의 책에 대해서는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출간 당시에야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지금 과연 젊은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인가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선언》을 어느 시점에 읽어보라는 것과 리영희의 책을 정색하고 권하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요?
어쨌든 유시민의 책을 읽은 젊은이들이 다시 리영희의 책을 사는 바람에 《전환시대의 논리》는 잠깐 정치·사회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2009년 대한민국 출판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