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치러진 인천예술고 입시에서 합격했다가 하루만에 학교측의 번복으로 불합격당한 학생 20명과 학부모들이 채점 경위를 공개할 것과 구제 방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불합격당한 학생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 5일 인천예술고 홈페이지에 178명(음악과 81명, 미술과 80명, 무용과 17명)의 합격자 명단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6일 낮 12시쯤 "전산의 오류가 있었다"는 안내글이 실리고 합격자 명단이 사라진 뒤 그날밤 12시쯤 20명(음악과 9명, 미술과 11명)의 이름이 바뀐 합격자 명단이 실렸다.
불합격된 자녀의 학부모 20여명은 7일과 9일 학교와 교육청을 찾아가 항의했다. 예술고측은 내신 200점, 실기 200점 만점으로 입학 사정을 하기로 했는데 실기가 600점 만점(심사위원 3명 합산 점수)으로 잘못 계산되어 이 같은 착오를 일으켰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불합격 처리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10회 이상의 검증 절차를 거쳤다는 학교측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합격자가 바뀐 사실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한 학부모는 "실수가 있었으니 학생들을 이해시키라는 학교측의 답변을 들었을 때는 이 사람들이 교육자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예술고 조민행 교장은 "합격에 대한 문의 전화가 쏟아져 일찍 발표하려다 보니 전산담당자의 실수로 합격자가 뒤바뀌었다"면서 "학교는 권한이 없어 교육청과 협의해 구제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의 유장걸 장학사는 인천예술고의 입시 전형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 상황을 파악한 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교육감이 나서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