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동물원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았다. 1984년 6월 25일 서울대공원 우리를 탈출한 아메리카 물개를 잡으려다 사육2과 사육반장 최모(47)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사라진 물개를 우리에서 약 1㎞ 떨어진 과천저수지에서 발견했지만, 뾰족한 포획 방법을 찾지 못하자 최 반장이 저수지에 뛰어들었다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몸 길이 70㎝에 몸무게 15㎏쯤 되는 이 2살짜리 물개는 발견 13시간 만에 서울대공원 직원들이 던진 그물에 붙잡혔다.
창경원 시절인 1976년 11월 10일에는 서모(36)씨가 호랑이에게 과자를 주려다 오른팔 절반이 잘리는 변을 당했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 나왔던 서씨가 술에 취해 맹수사 예방철책을 넘어 호랑이 우리에 바싹 다가갔다가 생긴 사고였다.
초식동물들도 때로는 난폭하게 변했다. 2003년 4월 5일 서울대공원에서는 김모(10)군이 높이 83㎝의 관람객 울타리를 넘어 들어가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려다 아프리카 물소 뿔에 어깨와 양다리를 여러 차례 받혀 크게 다쳤다.
1973년 12월 15일 창경원에서는 초식 동물사를 점검하던 사육사 함모(50)씨가 수사슴 뿔에 받혀 전신에 타박상을 입었다. 함씨를 공격했던 사슴은 발정기에 성질이 난폭해져 암사슴을 들이받는 바람에 10일간 '독방'에 보내졌다가 돌아온 다음 날 이 사고를 냈다.
관람객들이 동물을 해치는 일도 있었다. 1961년 10월 1일 새벽 창경원에서 목이 잘린 사슴 사체가 우리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우리에 흩뿌려진 고춧가루로 미뤄 범인이 사슴에게 고춧가루를 뿌려 눈을 뜨지 못하게 한 뒤 목을 자른 것으로 추정했지만,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범인은 2년 후 지인 진술로 잡혔다. 1964년 1월 20일 구속된 백모(47)씨는 "사슴을 잡아먹으면 장수한다고 해 동물원에 몰래 숨어들어 갔다"고 진술했다.
입력 2009.10.30.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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