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명환, 신임 박종훈 감독과 얽힌 옛 기억 되살려

초등학생이던 소년 박명환은 주머니에 500원만 생기면 잠실 야구장을 찾았다.

당시 OB 베어스 팬이었던 박명환은 늘 외야에서 야구를 지켜봤다. 그때 박명환의 눈에 들어온 선수는 바로 OB 중견수. 멋진 슬라이딩 캐치로 공을 잡아내는 모습에 박명환은 야구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소년은 꿈을 이뤄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게 만들었던 그 선수와는 20여년이 지난 뒤 LG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그가 바로 신임 박종훈 감독이다.

박명환은 29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감독님과 야구를 하면서 만나지는 못했지만 어린 시절 꿈을 심어준 바로 그 선수였다"고 회상한 뒤 "남다른 인연이 있는 만큼 내년 시즌엔 감독님을 도와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박명환은 다음달 2일 잠실구장에서 시작되는 주축 선수 훈련에 참가한다. 최근 2년동안 재활군에서 겨울 준비를 했지만 올해는 주전 선수들과 함께 몸을 만든다.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박명환은 "수술을 했던 어깨나 시즌중에 다쳤던 허벅지 모두 정상이다. 재활이 아닌 정상적인 훈련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는 몸상태"라며 "나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중간에 또다시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데 이번엔 착실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시즌은 팀은 물론 나에게도 중요한 시즌이다. FA 계약 마지막해이고 나도 이제 30대 중반이다. 수술후에 전성기를 다시 맞을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끝날지 나의 야구 인생이 걸린 시즌인만큼 무척 궁금하다"며 "그냥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아니라 150이닝 이상은 소화하는 선발 투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계속된 부상과 부진에 대해선 "전임 김재박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할 뿐이다. 또 응원해주신 팬들에게도 미안하다"며 "책임감을 갖고 내년 시즌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