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운동장이 있던 자리에 서울성곽 등 역사 유물이 복원돼 공개된다. 서울시는 중구 을지로7가 옛 동대문운동장 터에 조성 중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 6만5232㎡ 가운데 서울성곽, 유구전시장, 동대문역사관, 동대문운동장기념관, 디자인갤러리, 이벤트홀 등이 들어선 1만9597㎡를 27일 개방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서울성곽은 길이 265m로, 이 중 동대문운동장 철거 공사 도중 흔적이 발견된 142m 구간은 축성 당시의 기법에 따라 복원이 이뤄졌다. 조선 태조·세종·숙종 이후 등 축조 시기별로 다른 성곽 모양을 고스란히 살렸다. 이간수문(二間水門·도성 안에서 밖으로 물을 빼내기 위한 시설)과 치성(雉城·방어시설) 1곳도 포함됐다.
성곽 흔적이 완전히 없어진 123m 구간은 성곽 터로 추정되는 선이 지적도에 남아 있어 그것을 기준으로 성곽을 다시 쌓았다. 이 구간은 특히 시민들이 직접 걸어보면서 역사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유구(遺構·옛 토목건축의 구조·양식을 알 수 있는 자취) 전시장'에는 동대문야구장 부지에서 발굴된 건물터 4곳, 우물터 1곳, 아궁이, 기와를 촘촘히 깐 기와보도와 동대문축구장에서 나온 건물터 6곳, 집수지 2곳, 우물터 3곳 등이 그대로 이전 전시된다.
'동대문역사관'에는 공사 도중 발굴된 다양한 유물을 삼차원(3D) 유적 복원도와 함께 전시한다. 발굴 조사 당시의 영상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고, '나는 고고학자' '유적지 탐색 시뮬레이터' 등 IT 기술을 적용한 체험공간도 마련된다.
일제시대인 1925년 '경성운동장'으로 들어선 뒤 80년 넘도록 근·현대 스포츠의 터전이었던 동대문운동장을 돌아보는 '동대문운동장기념관'도 들어선다. 옛 운동장 조명탑 2개도 기념관 근처에 보존돼 스포츠 중심지로서의 명성을 되새겨 준다.
'디자인갤러리'와 '이벤트홀'은 '디자인 중심지' 동대문 지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디자인갤러리에서는 '서울색 서울이야기' 전시회가, 이벤트홀에서는 '서울성곽 사진전'이 27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열린다. 이번에 공개되는 공원 서쪽에 지상 4층, 지하 3층 규모로 들어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2011년 완공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600년 고도(古都) 서울의 역사와 디자인·IT 등 미래를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